부산시 오페라 하우스 건립, 타당한가?

문화는 반드시 크고 강한 것이 아니라 의외로 작고 섬세한 것

조옥잠 기자 | 기사입력 2012/07/20 [19:44]

부산시 오페라 하우스 건립, 타당한가?

문화는 반드시 크고 강한 것이 아니라 의외로 작고 섬세한 것

조옥잠 기자 | 입력 : 2012/07/20 [19:44]
지난 17일 오후 2시 부산 YMCA 소강당에서 부산시 오페라하우스 건립계획과 관련한 심층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 번 토론회는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부산민족예술인총연합, 공간초록, 대안문화행동 재미난 복수, 사하문화연대, 생활기획 공간 통, 프리마켓 아마존, 카페 헤세이티의 주최로 ‘부산오페라 하우스,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주제 발표 및 지정토론, 자유토론으로 이루어졌다.


▲ 지난 17일 오후 2시 부산 YMCA 소강당에서 부산시 오페라하우스 건립계획과 관련한 심층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조옥잠 기자
1부는 음악평론가 김창욱씨의 주제 발표로 시작되었다. 김창욱씨는 부산시의 오페라 건립계획과 관련하여 부산시의 대형 문화시설 건립, 관리 및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오페라의 무대화 및 수요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하여 우려를 표명하였다.

지난해 1천624억 원의 건립비가 들어간 부산국제영화제(BIFF) 전용관이자 다목적 공연장인 ‘영화의 전당’이 들어섰으나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폐막식을 앞두고 비가 새 전면 보강공사에 돌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5일 부산지역에 시간당 80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또 다시 일부 건물에 누수 현상이 발생하였다.

이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3일에는 2년 전 천장배관을 전면 교체한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천장의 스프링클러 관이 터져 공연장이 물바다가 되었고 최근 개장한 벡스코(BEXCO) 제2전시장도 곳곳에 하자가 발생해 부실시공 시비에 휘말렸다. 김창욱씨는 문화시설의 건립보다 관리 및 운영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부산시가 건립하고자 하는 ‘부산오페라하우스’(가칭, 새롯데 뮤지컬센터)는 2008년 롯데그룹이 사업비 1천억원을 들여 북항 재개발지역 내 부지 6만여㎡에 연면적 2만 3100㎡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건립, 부산시에 기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부산시와 약정식을 체결했다.

오페라하우스는 건립비만 3천37억 원이 투입될 전망이어서 롯데의 1천억 원 투자 외 나머지 2천 37억 원의 건립비 및 이후 소요될 운영비 충당을 누가, 어떻게 감당할 지가 당면한 해결과제다. 평론가 김 씨는 종합예술인 오페라의 막대한 무대화 비용과 부산시민들의 오페라 수요를 예측해 볼 때, 극소수 관객을 위해서 3천억 원짜리 오페라 하우스를 짓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영화의 전당은 한 해 4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며, 올해 부산시의 빚이 무려 3조에 이르고 있다(2011년 말 2조 9천 348억여 원, 부산시민 1인당 부채는 82만원). 이미 부산에 적지 않은 문화시설이 있으나 평균가동률은 20∼40%에 불과하다. 공연콘텐츠나 프로그램의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부산시는 기존의 대형문화시설과 함께 앞으로도 새로운 문화시설이 앞 다투어 들어설 계획이다. 평론가 김 씨는 부산시정이 여전히 시민복지·문화 복지보다 건설·토목에 치우쳐 있다며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직접 관련되는 문화 복지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부산은 10년 새 무려 44만 인구의 급감 및 고령화 지수가 가장 높은 도시가 되었다, 국제적 규모의 랜드 마크가 아니라 문화적 자존감과 자긍심을 회복시키는 일이 시급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주최 측인 부산참여연대는 오페라하우스 건립과정, 건립에 찬성 및 반대한 사람의 명단을 실어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 후대의 평가 근거를 마련해 두도록 차제에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백서’를 펴낼 것을 제안했다.

1부 주제 발표에 이어 2부에는 자유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이 주어졌다.

󰋾 시드니나 덴마크 오페라하우스를 벤치마킹했는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다. 우리는 3천억 원 정도로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하겠다고 하는데 부산시에 오페라하우스 건립은 무모한 일이 아닌가?

- (부산시) 부산은 해양 문화 및 개방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오페라하우스 건립은 도시 경제적 차원과 문화 구축에 의미가 있다. 그리고 문화시설은 문화 복지로 보고 있다.
 
롯데에서 1천억 원의 기부 약속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1천억 원의 건립비용을 예상했으나, 3천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되어 롯데와 사전 협의 중이며 추가 지원이 어려울 경우 국비로 충당하겠다. 부산시와 부산시민들과 함께 이루어 가겠다.

󰋾 작은 비용으로 도시문화를 알릴 수도 있다. 문화 콘텐츠에 달려 있지 않나? 연간 부산에서 열리는 오페라 공연이 손에 꼽을 만한데 왜 오페라하우스가 필요한가?

- (이승욱) 오페라하우스는 기술적으로 필요하며 시민회관에서는 시설 미비로 오페라 공연이 어렵다.

- (부산시) 음향시설 문제로 오페라 전용 극장을 도입하여 발레 등 공연이 가능하게 된다. 오페라하우스 완공예정이 2016년이니 공연콘텐츠는 아직 준비할 시간이 있다.
 
대시민 토론회, 외국인 건축안 심포지엄 등 다양하게 부산시에서 시민들의 의견들을 수렴하고 있으며 무모한 계획은 아니다.

󰋾 고용 산출 효과는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경전철 타당성을 보건 대 연간 1,200억을 물어주어야 하고 3만 명이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오페라하우스가 얼마나 고용산출을 줄 수 있는지 알 수도 없고 부산시의 행정이 관료주의적 행정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재검토가 필요하다.

-(부산시) 오페라하우스 검증을 위해 앞으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 영화의 전당이 건립된 지 이제 1년 되었다. 계속적으로 시민들과 함께 이루어가겠다. 가급적이면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 들여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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