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가고 오고/ 안희환

논설위원/안희환 | 기사입력 2009/09/12 [16:26]

갈팡질팡 가고 오고/ 안희환

논설위원/안희환 | 입력 : 2009/09/12 [16:26]

갈팡질팡 가고 오고/ 안희환

 

 

 

떠날 때는 요란하게

돌아올 때는 말없이.

떠날 때 받은 환호가

부담스러운 것뿐이야.

살그머니 돌아온 건.



한번 찔러본 나무,

떨어지지 않은 열매가

야속해서 야속해서

도끼를 마련했지만도

눈치 보느라 잠잠하지.



숨은 점점 가빠오고

땀은 점점 쏟아지고

속은 점점 타고 있는데

시원한 물줄기는

아직도 내리지 않네.

_____________



망루 海 月 정선규



노란 나뭇잎이 바람에 젖어

아직은 갈색 빛으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을 때

하얀 비둘기 한 마리 애닮 픈 마음 한 자락

오늘내일 희망 빛 셋방 주어 살면서



주인 찾아주는 철거민의 자유

꿈꾸는 인간의 나이테 사랑

인간답게 살고 싶어 그렇게

울었던 뻐꾸기 시절



망루, 망루

그곳에 삶의 무게로 올려

인간다운 듯이 울었다

자식의 마음

부모가 알아 달라고



그렇게 울다 어느 마지막 날

홀연히 세상 불 짊어지고 홀연히 가신 당신

장례식 없는 오늘이 만약 먼 훗날이 된다면

박물관인 우리네 삶 속 등불처럼 환생하리라

_________________



계절앓이/ 김기수



가지 마라 하셔도 끝내 가시네

남촌에 밀밭 길로 사푼 가시고

철새 따라 하늘로 벌써 가시네



오지 마라 하셔도 끝내 오시네

북천의 바람에도 따라 오시고

어머니 산천에도 여쭤 오시네



가시거든 꽃 몰래 아주 가시고

오시거든 강 건너 아주 오시지

애오라지 천 년이 님의 뜻이네



나의 푸르른 날은 이편에 서서

나의 노을빛 날은 저편에 서서

어찌하나 계절로 몸살 저리네

원본 기사 보기:e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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