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일 87건 119 녹취록 전문 공개..."살려주세요"피해자 비명도 녹음

김은수 기자 | 기사입력 2022/11/10 [22:35]

'이태원 참사' 당일 87건 119 녹취록 전문 공개..."살려주세요"피해자 비명도 녹음

김은수 기자 | 입력 : 2022/11/10 [22:35]

[시사우리신문]이태원 참사 당시 119 상황실에 접수된 현장 신고의 녹취록 원본의 전문이 지난 7일에야 처음으로 공개됐다.

 

▲ 이태원 주민 이형표가 게제된 페이스북 캡쳐     ©시사우리신문편집국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7일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119 신고 녹취록을 공개했다. 전 의원실이 공개한 사고 당일 10시 15분 이후 119가 접수한 100건의 신고 내용 중 무응답을 제외한 87건(총 100건 중 무응답 13건 제외)의 녹취록에 따르면, ‘압사’란 단어가 포함된 신고는 총 20차례였다.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5분 119에 최초로 신고한 시민은 “여기 사람 압사당하게 생겼다”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골목에 사람들이 다 꼈다. 농담하는 것 아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달했다.

 

이로부터 3분 후인 같은 날 오후 10시 18분에도 119는 비슷한 신고를 접수했다. 당시 신고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압사해서 죽을 것 같다”며 “죽을 것 같아요. 빨리 좀 와주세요”라고 신고했다. 119 상황실은 신고자에게 “압사해서 죽을 것 같다고요? 깔렸어요?”라고 되물었다.

 

비슷한 신고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같은 날 오후 10시 20분엔 최초로 비명이 녹음됐다. 119 신고 기록에 따르면, 신고자가 “사람이 깔렸다”고 말하는 순간 배경에는 “밀지 마세요”나 “살려주세요”라는 피해자들의 비명이 함께 녹음됐다. 같은 날 오후 10시 29분까지 이와 유사한 신고가 줄을 이었다.

 

시민들이 길거리에 쓰러진 부상자들의 심폐소생을 하고, 몇 명이 사망했는지 모를 정도로 피해가 막심하다는 65번째 신고가 접수된 밤 11시 13분이 되어서야 소방은 대응 수준을 ‘2단계’로 격상한다.

 

그리고 이로부터 7분이 더 지난 밤 11시 20분. 소방 행정을 관할하는 주무부처의 수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이 보낸 문자 메시지를 보고서야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 소방이 도착한 뒤 1시간 반이 경과하고 날이 바뀌어 자정을 넘긴 시각까지 “구급차가 모자라다”는 시민들의 신고는 20건 넘게 이어졌다. 

 

이처럼 119에 전화한 신고자가 사고 당일 10시 15분 이후 ‘압사’라는 단어를 포함해서 신고한 경우는 총 20건이었다. 신음과 비명이 녹음된 신고는 39건, ‘죽겠다’라거나 ‘죽을 것 같다’는 문구를 포함한 신고는 15차례, ‘부상’이나 이를 추정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한 경우는 8차례라는 것이 전 의원실의 설명이다.

 

그간 경찰청이 112 신고 내역을 공개한 것과 대조적으로 소방청은 119 신고 내역을 자세히 공개하지 않았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이에 대해서 “소방청은 절차에 의해서 (신고 내역을) 공개하는데, 이런 경우 공개한 전례가 없고, 개인 소송이나 감사 등 절차에 의해 공개할 수 있는 해당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119 신고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전용기 의원실은 공개한 119 녹취록에 대해서 “전문 속기사가 아닌, 서울종합방재센터 119회선을 통해 신고 된 내용을 소방관이 청취해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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