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울주군 온산읍 주물사 토양오염 의혹

- 주물사 토양오염 검사서가 드러낸 ‘행정 공백의 실체’ - 담당 주무부서는 감추기에 급급.

임승환 기자 | 기사입력 2025/12/22 [10:36]

[기획특집] 울주군 온산읍 주물사 토양오염 의혹

- 주물사 토양오염 검사서가 드러낸 ‘행정 공백의 실체’ - 담당 주무부서는 감추기에 급급.

임승환 기자 | 입력 : 2025/12/22 [10:36]

2023년 초, 한 장의 검사서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읍 일대, (온산읍 처용리 366-1, 7-1, 7-2 외 지역)을 가리키고 있었다.

 

▲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싸여있는 현장. 울산시에서 주민의 민원으로 인해 보강공사를 하였지만 틈새로 계속 흘러내리는 폐기물에대한 침출수가 흘러내리며 토양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 임승환 기자



산업공정 부산물인 주물사를 대상으로 한 토양오염 검사에서 중금속이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했지만
, 그 이후 울주군의 행정은 움직이지 않고 감추기에 급급 했다.

 

민원은 접수됐고 정보공개 청구도 이어졌지만, 돌아온 답변은 기준 이내라는 형식적 문구뿐이었다.

 

수치는 남아 있었고, 판단은 사라졌다. 이 기획 및 취재는 울주군 온산읍 일대에서 기준 초과 이후 멈춰 선 행정의 공백을 추적한다.

 

■ 아연 3,720mg/kg공업지역 기준도 넘었다

 

울산과학대학교 산학협력단 종합환경분석센터가 20232월 실시한 토양오염도 검사 결과에 따르면, 주물사 시료 중 일부에서 아연(Zn)이 최대 3,720.1mg/kg 검출됐다.

 

토양환경보전법상 토양오염 우려 기준은, “1지역(주거·농경지) 300mg/kg, 2지역(상업·공업 혼재) 600mg/kg, 3지역(공업지역) 2,000mg/kg” 문제의 수치는 3지역 기준마저 초과한 것이다.

 

환경 분야에서는 통상 3지역 기준 초과 시 정밀조사와 정화 필요성을 검토하는 단계로 본다. “관리 대상이 아니라 오염 의심 지역이다.

 

▲ 토양오염 기준치 우려로 나온 시험성적표  © 임승환 기자



■ 구리·납도 기준 초과…일반 토양이라면 즉시 문제

 

아연뿐이 아니었다. 구리는 주물사 #13 시료에서 1,244.4mg/kg이 검출돼 2지역 기준(500mg/kg)을 크게 넘어섰다. 납 역시 일부 시료에서 369.6mg/kg으로 1지역 기준(200mg/kg)을 초과했다.

 

만약 이 물질들이 일반 토양에서 검출됐다면, 행정 절차는 분명하다. “용도지역 확인”, “정밀조사”, 그리고 사용 제한또는 정화 명령이 뒤따른다. 그러나 이번 검사 대상은 일반 토양이 아닌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었다.

 

주물사라는 이름의 사각지대

 

▲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서 시료채취한 성적서.  © 임승환 기자



검사 대상은 주물사다
. 주물사는 금속 주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공정 부산물이며. 중금속이 농축되기 쉬운 물질로, 성토·매립·재활용 시 폐기물관리법과 토양환경보전법의 적용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주물사는 토양도, 폐기물도 아닌애매한 영역에 놓이며 관리 사각지대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이번 검사 결과는 그 애매함을 허용하지 않는다. 수치가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서 참조…판단을 하지 않은 검사 통보

 

관계 주무부서에서 보내온 검사 결과 통보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검사결과: 결과서 참조.”

기준 초과 여부, 오염 판단, 정화 필요성에 대한 종합 의견은 없다. 수치만 있고 결론은 없다. 판단은 행정기관의 몫으로 넘겨졌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책임을 미룬 결과 통보라고 지적한다.

 

기준을 넘는 수치가 확인됐다면, 최소한 오염 우려 여부와 후속 절차에 대한 안내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KTR 시험성적서, ‘무해의 근거가 될 수 있나

 

같은 시기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침출수 시험을 실시했다.


일부 중금속은 소량 검출됐고, 일부 항목은 불검출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적서에는 중요한 단서가 붙어 있다.

 

의뢰자가 제공한 시료에 대한 시험 결과로, 행정·법적 판단의 단독 근거로 사용할 수 없음.”

침출수 시험은 지금 당장 얼마나 새어 나오느냐를 보는 시험일 뿐, 토양 자체의 오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결과가 문제 없음의 근거로 사용됐다면, 이는 명백한 오인 또는 왜곡이다.

 

■ 검사 이후, 아무 일도 없었다

 

검사가 이뤄진 시점은 20232. 그러나 그 이후 해당 부지에 대한 토양오염 정밀조사가 실시됐는지, 사용 제한이나 정화 명령이 내려졌는지, 주물사 반입·처리 경위가 조사됐는지 아무것도 확인된 바는 없다.

 

기준 초과 사실은 문서로 남았지만, 행정의 기록은 공백이다. 이 공백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일 수 있다.

 

기준 초과를 인지하고도 조치하지 않았다면, 묵인 또는 방치다. 인지하지 못했다면, 관리 시스템의 붕괴다.

 

■ 이 사안의 본질은 오염이 아니라 책임

 

이 사건의 핵심은 중금속 수치 그 자체가 아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기준 초과 이후 아무도 판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누가 이 주물사를 반입했는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기준 초과 사실을 누가 언제 알았는지, 왜 정밀조사와 정화 절차가 작동하지 않았는지. 이 질문들에는 아직 답이 없다.

 

■ 남은 질문

이 주물사는 적법하게 처리된 폐기물인가, 아니면 불법 성토·매립된 산업부산물인가, 행정기관은 기준 초과 사실을 알고도 조치하지 않았는가, 아니면 결과서 참조라는 말 뒤에 판단을 미뤘는가, 토양은 말이 없다. 그러나 문서는 말하고 있다.

 

■결론

이번 검사 자료는 안전을 증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준을 넘었음에도 작동하지 않은 행정 시스템을 증명한다. 그리고 그 공백은, 반드시 누군가의 책임으로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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