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 NH투자증권, ‘한지붕 세가족’의 내부 권력전쟁… 이성 대표 압수수색의 이면- LG투자증권에서 NH투자증권까지 ...1 ‘DNA가 다른 세 혈통’
[시사우리신문=이진화 기자] NH농협금융지주 산하 NH투자증권의 뿌리는 LG투자증권이다. 2003년 LG카드 사태로 LG그룹이 금융업에서 손을 떼자, LG투자증권은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돼 ‘우리투자증권’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그러나 이 이름으로 보낸 세월은 10년 남짓. 2014년 다시 NH농협금융지주의 품으로 들어가며 ‘NH투자증권’으로 변신했다.
문제는 회사의 이름이 세 번 바뀌는 동안 조직 문화는 섞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금의 NH투자증권 안에는 여전히 ‘LG증권파’, ‘우리증권파’, ‘NH증권파’라는 세 계보가 공존한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한지붕 세가족”이라 부른다.
수직적 문화와 인맥 중심 구조가 공고한 증권업계 특성상, 이 내부 균열은 때때로 파벌 싸움의 불씨가 된다.
- 압수수색의 불똥 ‘차기 사장 1순위’
이성 대표를 향하다
지난 10월 28일,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금융위원회·금감원·한국거래소)은 NH투자증권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공개매수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20억 원대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 때문이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은 이성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였다.
이 대표는 NH투자증권 내에서 ‘차기 사장 1순위’로 꼽히던 인물이었다.
그가 맡고 있는 IB1사업부는 회사의 핵심 부서로, 윤병운 현 사장과 정영채 전 사장 모두 이 자리를 거쳐 사장에 올랐다.
즉, IB1사업부 대표는 NH투자증권의 권력 승계 사다리였다.
- “이재명 정부 2번째 타깃” vs “내부 고발의 희생양”
금융권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금융범죄로만 보지 않는다.
한쪽에서는 이 대표를 ㅅ‘이재명 정부의 주가조작 척결 2번째 본보기’로 규정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그를 ‘내부 파벌 싸움의 희생양’으로 보는 시각이 뚜렷하다.
NH 내부 관계자 A씨는 “이 대표는 LG투자증권 출신으로 ‘LG파’의 상징이었다”며 “2연속 LG파 사장 선임을 두고 ‘우리파’와 ‘NH파’가 반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결국 내부 반대파가 이 대표를 겨냥해 금융당국에 ‘내부 고발 형식’으로 혐의를 흘린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성 대표는 1969년생으로 전북 출신,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같은 대학 출신이라는 점, 그리고 현 정권의 ‘호남 인맥’에 속한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와 금융의 교차지점에서 그가 너무 눈에 띄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 ‘재미있다’는 홍보실… 침묵 속의 신호
논란이 확산되자 NH투자증권 측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침묵을 택했다.
다만 홍보실 고위 관계자가 “재미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는 점이 묘한 여운을 남긴다.
이는 단순한 농담일 수도 있지만, 내부 갈등을 암시하는 냉소적 표현일 수도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압수수색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내부 권력 구도 재편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권력의 변곡점...NH투자증권 ‘사장 레이스’의 향방
이번 사태는 NH투자증권의 향후 인사 지형에도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대표가 낙마하면, ‘우리파’ 혹은 ‘NH파’ 인사가 차기 사장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사건은 ‘20억 원 부당이익’이라는 액수보다, 내부 권력 전쟁의 향방이 더 주목받는 이유다.
마무리 — 금융권의 오래된 병, ‘계보 정치’
NH투자증권의 파벌 구조는 단지 이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인수합병을 거치며 다른 조직의 피가 섞였고,
그 결과 ‘혈통 정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한국 금융권이 아직도 인맥과 계보로 움직이는 구시대적 유산을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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