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불산 누출… “55% 불산이 흐르던 배관 위를 밟았다”- 하청 노동자 1명 사망·3명 부상… 충격에 약한 PVC 배관 사용 드러나
현장에서 불화수소산(불산)이 검출되며, 사고의 원인과 포스코의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사고는 지난 5일 오전 8시 50분경, 전기 케이블 설치 작업을 하던 포스코DX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4명이 화학물질 배관을 밟고 이동하던 중 배관이 파손되면서 발생했다.
유독가스가 새어 나왔고, 54세 근로자 A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함께 일하던 20~30대 근로자 세 명도 화상과 호흡기 손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 불산 55% 흐르던 배관, 충격에 약한 PVC 재질
경찰과 환경당국의 조사 결과, 파손된 배관에는 불산 함량 55%의 액체가 흐르고 있었다.
불산은 무색의 자극성 액체로, 피부에 닿으면 조직을 녹이고, 흡입 시 폐부종을 일으킬 수 있는 고위험 물질이다.
문제는 이 독성물질을 이송하던 배관의 재질이 폴리염화비닐(PVC) 등 플라스틱 계열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점이다. PVC는 내구성이 낮고 외부 충격에 쉽게 깨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불산 같은 고농도 산을 이송하는 배관으로는 매우 부적절한 재질”이라며 “설비 설계부터 관리 체계까지 안전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 “배관 위를 밟고 이동”… 현장 관리 부실 드러나
사고 당시 근로자들은 화학물질이 흐르는 배관 위를 밟고 이동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근로자 동선을 분리하거나 보호 장비를 설치하는 안전조치가 없었다. 결국 배관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면서 유독가스가 누출됐다.
소방당국은 “유출된 화학물질이 공장 내부에만 머물렀으며 외부 확산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사고 발생 2~3시간 뒤 측정된 불산 농도는 2ppm으로 확인됐다. 사고 직후 실제 누출 농도와 확산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 포스코 “수사에 협조 중”… 반복되는 중대재해
포스코는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2012년 포항 불산 누출(5명 사망), 2023년 포항 폭발사고, 2024년 광양 질식사고 등
잇따른 산업재해의 연장선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노동계는 “하청 근로자들이 위험한 작업을 떠맡는 구조가 여전하다”며 “위험의 외주화를 끝내지 않으면 이런 비극은 반복된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 포항지부 관계자는 “포스코는 ‘안전 최우선’을 외치지만 실제 현장은 정반대”라며 “생산 효율이 안전보다 앞서는 조직문화가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 “포스코의 구조적 문제 드러나”… 재발 방지책 시급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단순한 작업 중 과실이 아닌, 설비 설계·재질 선택·작업 절차 전반의 실패로 본다.
화학물질 설비의 안전점검 주기, 배관 재질의 적정성, 하도급 구조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요구된다.
환경단체는 “포스코 같은 대기업일수록 내부 자율점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에 대한 정부의 상시 감시와 정보공개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불산 누출로 인한 사망 사고는 또 한 번 포스코의 ‘안전 경영’ 구호가 공허함을 드러냈다.
생산성보다 생명이 먼저라는 원칙이 현장에 자리 잡지 않는 한, 포항제철소의 다음 사고는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경고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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