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비나케미컬, 56배 부채비율의 경고음… 해외사업이 그룹 리스크로 번진다”

– 1조 원 적자에도 묵묵부답, 그룹 차원의 책임 회피 논란

이진화 기자 | 기사입력 2025/11/01 [12:56]

“효성비나케미컬, 56배 부채비율의 경고음… 해외사업이 그룹 리스크로 번진다”

– 1조 원 적자에도 묵묵부답, 그룹 차원의 책임 회피 논란

이진화 기자 | 입력 : 2025/11/01 [12:56]

▲ 베트남 현지 매체 카페비즈(Cafebiz.vn)



“효성비나케미컬은 누적적자가 심각하고 단기부채가 단기자산을 초과한다. 회사가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을지 중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PwC 베트남 감사보고서 중

 

베트남 현지 매체 카페비즈(Cafebiz.vn) 는 “한국 대기업 효성의 10억 달러 규모 프로젝트가 1조 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고, 부채가 자본의 56배에 달한다”고 전하며 현지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한때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투자 성공사례로 꼽았던 프로젝트가 수익성 악화로 효성그룹의 부담이 되고 있다”며 “유상증자를 반복하며 연명하고 있지만 구조적 적자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PwC의 ‘계속기업 불확실성’ 언급은 단순한 회계 지적이 아니라 사실상 “재무 붕괴 경고” 로 해석된다. 

 

회계 전문가들은 “국제 회계 기준(IFRS)상 ‘going concern’ 경고는 채권단이나 본사 차원의 구조조정 논의가 임박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 구조적 실패의 근본 원인: ‘규모의 경제’ 착각

 

효성은 베트남을 ‘제2의 생산기지’로 삼아 한국보다 낮은 인건비와 정부 인센티브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글로벌 폴리프로필렌(PP) 시장은 이미 공급 과잉 상태였고, 중국·사우디·태국산 제품이 시장을 장악했다. 

 

현지 판매망도 미비한 상황에서 대규모 설비만 앞세운 투자는 “현지화 없는 외형 성장”이라는 고전적 실패 패턴을 그대로 밟았다.

 

결국 효성의 ‘규모의 경제’ 전략은 시장의 포화 현실 앞에서 ‘규모의 적자’로 변했다.

 

베트남 정부의 산업정책에 편승해 성장 신화를 쓰려 했지만, 철저한 수요 분석과 기술 경쟁력 검증 없이 확장한 투자는 스스로의 무게에 짓눌린 셈이다.

 

■ 부채비율 5600%, ‘회생 불가’ 수치

 

부채가 자본의 56배라는 것은 사실상 자체 영업이익으로는 원리금 상환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자본금 30억 원 규모의 회사가 1조 원대 손실을 견딘다는 것은, 그룹 차원의 무제한 지원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좀비기업’ 상태에 가깝다.

 

PwC가 회계감사에서 ‘going concern’(계속기업 가정)을 흔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효성비나케미컬이 실질적으로 파산 상태에 근접했음을 국제 회계 기준상 공식화한 것과 다르지 않다.

 

베트남 금융권 관계자는 “이 정도 부채 구조면 단기 유동성 위기가 아니라 존속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준”이라며 “본사 지원이 끊기면 현지 법인은 도산 절차로 직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유상증자 반복은 ‘생명 연장 주사’일 뿐

 

효성화학은 2025년 들어 두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총 2,000억 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는 손실 메우기에 급급한 응급처치 수준이다.

 

사업 구조조정이나 수익모델 혁신 없이 단순 자본확충만 반복하는 것은 재무제표의 외형만 부풀리는 자본잠식 지연행위로 비칠 수 있다.

 

결국 그룹 전체의 유동성에도 부담을 주며, 향후 효성화학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효성비나케미컬의 적자는 단순한 자회사 문제로 보기 어렵다”며 “지속적인 현금 유출이 그룹 차원의 차입비율 상승을 유발해 신용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베트남 정부와의 관계 악화 리스크

 

베트남 정부는 한때 이 프로젝트를 “외국인 투자 유치의 상징”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잇단 손실로 인해 정책 실패로 비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만약 효성이 현지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하거나 감원·공장 축소에 나선다면, 이는 한국 대기업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지 산업 관계자는 “효성이 베트남에 진출할 때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받은 만큼, 지금의 실패는 베트남 내외에서 정치적 상징성을 갖는다”며 “단순한 기업 실패가 아니라 한·베 경제협력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결론: 효성그룹, ‘해외사업 재점검’ 시급

 

효성비나케미컬 사태는 단순히 한 현지 법인의 적자를 넘어, 효성그룹의 투자 판단 구조와 리스크 관리 체계 전체를 흔드는 문제다.

 

“글로벌 시장을 안다”는 자신감이 데이터 없는 낙관으로 변질된 순간, 거대 투자는 부메랑이 된다.

 

더 이상 ‘추가 투자’로 시간을 벌 것이 아니라, 사업 구조조정과 책임 경영 체계 확립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할 시점이다.

 

PwC의 경고는 이미 울렸다.

‘계속기업’이라는 이름조차, 이제는 조건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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