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의 여진은 물리적 피해를 넘어, 이 나라 공공 시스템의 무기력함과 민간 대기업의 책임 회피, 그리고 제도적 사각지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퇴거 명령 이후, '개인의 신용'에 내맡긴 생존
“아이들이 둘이나 있어요. 대피소 환경이 장기 체류에 적합하지 않아 숙박업소를 빌렸습니다. 두 달째 신용카드로 생활하고 있어요.” 변 씨는 목소리를 낮췄지만, 현실은 버티기의 연속이다.
재난도 제도도 ‘유예’된 사회
변 씨가 요청한 긴급 생계비는 “법적 재난 지역이 아니라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됐다. 사유는 ‘현행법상 기준 미달’. 결국 법은 존재하지만 사람은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러니만 남는다.
사고는 ‘인재’, 하지만 책임자는 없다 지난 5월 20일, 시민단체와 피해 주민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와 시공사의 책임을 촉구했다. “공사는 중단됐지만 우리의 고통은 계속된다”는 외침은 곧 “국가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이어졌다.
국회의원들과 지자체장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지만, 법과 행정의 실행력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정치적 언급은 많지만, 제도적 실행은 전무하다.
‘보상 중’이라는 말과 ‘한 푼도 못 받은’ 현실 포스코이앤씨는 공식 입장에서 “일부 피해자에게 보상을 선지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피해자들은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반박한다. 사과문은 있었지만, 달라진 현실은 없다.
“보상보다 당장 가족이 함께 있을 공간이 필요해요. 우린 아무 잘못이 없는데 왜 이렇게 살아야 하죠?” 피해자의 물음은 제도의 침묵 속에 묻히고 있다.
재난 이후, ‘국가의 부재’가 더 큰 재난 신안산선 붕괴는 단순한 토목 사고가 아니다. 물리적 균열보다 더 심각한 것은 공공 책임의 공백, 그리고 국가 시스템이 ‘재난’에 반응하지 않는 체계적 무능이다.
재난은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이 사회에서는 그 대가를 오롯이 개인이 떠안고 있다. 사고의 트라우마만이 남은 채, 책임은 불분명하고 보상은 유예된 상태. 대한민국 재난 관리 시스템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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