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내 나이가 어때서... ‘나는야 참기름 사업단 직원’

광주남구시니어클럽, ‘참기름제조사업단’을 찾아서

김금희 기자 | 기사입력 2016/03/27 [00:58]

[르포]내 나이가 어때서... ‘나는야 참기름 사업단 직원’

광주남구시니어클럽, ‘참기름제조사업단’을 찾아서

김금희 기자 | 입력 : 2016/03/27 [00:58]

              

‘윙윙 톡톡’ 참기름 만들기 전 참깨 볶는 소리. 양날 쇠주걱이 뜨겁게 달아오른 기계 솥 바닥 안을 바삐 돌자 좁쌀보다 작은 참깨가 노랗게 변하기 시작한다.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지난 24일 광주시 남구 양림동의 참기름제조사업단의 작업장을 찾았다. 참기름제조사업단은 한국 노인의 전화 광주전남 지사가 운영하는 광주남구시니어클럽(관장 마은주)소속 노인 일자리 창출 전문기관이다.

    

작업장 입구에 들어서자 3명의 할머니 어르신들이 반갑게 맞아 주신다. 현재 10명이 일주일에 월·화·목요일을 3인 1조로 근무 중이다. 작업장 안에는 참깨를 볶는 볶음기, 이물질을 제거하는 연소기, 참기름을 짜는 착유기 등이 눈에 띈다.

 

▲ 광주시 남구 양림동의 광주남구시니어클럽(관장 마은주) 소속 참기름제조사업단 어르신들이 작업장에서 참기름 착유후 기념사진을 촬영 하고 있다.     ©김금희 기자

    

 ▶기계가 볶고, 연소기로 분진제거, 착유기까지 전 과정 현대화

    

임정자(67세, 여) 할머니가 “이 나이에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어 감사하지요”라며 “출근이 오전 9시까지인디 출근하는 날에는 서둘러서 일찍 나온다”라고 말했다.

    

임 할머니와 함께 근무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그날 판매 분량에 맞게 깨를 씻는 일과 볶음기의 온도를 맞춰 놓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임 할머니가 “방금 볶기 시작했는디 한 30분 정도 있음 볶는 과정이 끝나요”라며 “좀 더 볶으면 훨씬 고소하고 양도 더 많이 나온디 요즘 사람들이 탄 걸 싫어하니 그 사람들 입맛대로 살짝 덜 볶는다”라고 말한다.

    

약 30분여분이 흐르자 참깨를 볶는 솥에서 ‘삐...삐...’하면서 버저 소리가 난다. 한 여섯 번 정도 소리가 나자 다른 작업자 할머니가 버튼을 누르자 참깨가 대야로 흘러내린다. 몇 톨 남은 깨도 에어건을 이리저리 쏘아 한 톨도 남기지 않고 쓸어 담는다.

    

그다음 과정으로 볶으면서 생긴 분진을 제거하기 위해 연소기에 볶은 깨가 들어간다. 두 번의 과정을 거치고 나자 깨가 말끔해졌다.

 

▲ 광주남구시니어클럽 참기름제조사업단 소속 어르신들이 착유기에 통깨를 넣고 버튼을 누르자 참기름이 꽐꽐 쏟아져 내린다.     © 김금희 기자

 

 

말끔해진 깨는 마지막 과정인 착유기에 안착됐다. 정해진 양을 넣고 뚜껑을 닫자 원통 모양의 기다란 착유기 틀에서 고소한 향과 함께 황금 기름이 ‘콸콸’ 쏟아지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작업장이 참기름 향으로 가득 차자 고소한 향으로 한껏 기분이 좋아진 어르신들이 참기름 자랑을 하신다.

    

“봄나물에 참기름 한 방울이면 요새 말로 ‘신의 한 수’라고 하제, 참말로 맛나”라고 임 할머니가 말한다. “입맛 없을 때 파송송 썰어 간장에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려 밥 비벼 먹으면 꿀맛이제”라고 박 할머니도 거든다. 

    

▶국내산과 중국산 참깨의 차이

    

“국내산 참깨는 산지에서 직접 구매하다 보니 속에 흙이나 작은 돌멩이 등이 섞여 있어 꼼꼼히 씻어야 하고, 중국산은 씻을 때 국산보다 거품이 많이 난다”라며 “그래서 국산보다 여러 번 더 헹궈야 한다”라고 임 할머니가 차이를 설명한다.

    

또 다른 차이는 착유량이란다. 실제로 시중에서 유통되는 국내산과 중국산을 6kg을 볶아 착유 후 그 결과를 비교하면 350mL 병으로 국내산은 8병, 반면 중국산은 9병으로 1병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산 통깨 특 A+을 참기름 사업단이 고집하는 이유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값이 더 싼 수단산이나 인도, 파키스탄산 통깨도 있지만, 맛과 품질면에서 월등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란다.

    

▶2007년 사업단 출발

 

‘참기름 사업단’은 2007년 출발했다. 남구시니어클럽에서 사전조사를 통해 수립된 사업계획으로 매년 보조금(국비 50%, 시비50%)과 사업수익으로 어르신들에게 인건비 지급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되고 있다.

    

시장형 사업단 특성상 매년 모집공고를 통해 1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때는 근무자가 25명인 적도 있다. 매해 수익 금액과 보조금의 변동 때문이다. 현재는 주 3일 근무지만 주문이 많은 때는 수요일과 금요일까지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참기름은 명절이 특수다.

    

지난해 추석에는 선물세트로 1500만 원을, 올 설에는 9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일 인기 있는 21,000원 선물세트는 참기름 350ml 2병과 볶음 깨 300g 1병이, 그다음 19,000원 선물세트는 참기름 350ml, 볶음 깨 300g 1병으로 구성됐다.

    

참고로 국내산 참기름은 선주문 생산중이다. 가격이 비싸고 재고로 남게 되면 손실이 크기 때문이란다.

    

▶연 2회 식품품질 검사 ‘적합’

    

사업단 담당자인 조재현 대리는 “참기름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벤조피렌이 발생한다”라며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수 있도록 우리 사업단은 6개월마다 검사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또 ‘적합’ 판정이라고 적힌 식약청 지정업체인 ‘다산생명공학원’의 검사 성적서를 보여준다.

▲ 지난 1월 14일 광주남구시니어클럽(관장 마은주) 소속 참기름제조사업단이 식약청 지정업체인 다산생명공학원에 의뢰한 벤조피렌 검사결과 시험성적서.  '적합'판정 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참기름제조사업단

    

▶제품 판로...어린이집, 식당 옥션과 지마켓

    

국내산 참기름 주문 전량은 광주 시내 00 어린이집 2곳이 분기별로 이용 중이란다.

    

중국산 참기름은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광주 시내 한 병원과 협약을 맺고 꾸준히 납품 중이다. 또 인근 유명 식당과 횟집, 구내식당과 광주남구시니어클럽이 운영 중인 로컬푸드매장과 식당 곳곳에 납품 중이다.

    

조 대리는 “최근 판로개척을 위해 인터넷 옥션과 지마켓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라며 “꾸준한 홍보와 판로 개척으로 어르신들에게 많은 일자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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