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세평(世評)】 ' 바이러스와 인간'과의 전쟁이 아닌 '정부와 의료진'과의 싸움으로 변질된 코로나 정국

전공의 '집단휴진'과 국시 거부하는 의대생, '최악'으로 치닫나

시사우리신문편집국 | 기사입력 2020/08/31 [16:35]

【새롬세평(世評)】 ' 바이러스와 인간'과의 전쟁이 아닌 '정부와 의료진'과의 싸움으로 변질된 코로나 정국

전공의 '집단휴진'과 국시 거부하는 의대생, '최악'으로 치닫나

시사우리신문편집국 | 입력 : 2020/08/31 [16:35]

 '바이러스와 인간'과의 전쟁이 아닌 '정부와 의료진'과의 싸움으로 변질된 코로나 정국  ©

 

 

지난 8월 15일 광화문 집회 등 이른바 사랑의 교회발(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확진자수가 16일 연속 세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랑의 교회발 관련 확진자수는 지난 30일까지 1,035명에 달하는 등 최근 코로나19'의 확산 양상은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때보다도 훨씬 더 우려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 27일 441명을 고점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차츰 줄어드는 추세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 확산세는 계속되고 있고, 여전히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조만간 확진자가 하루 800명에서 2.000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31일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9일 밤 10시부터 각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자들은 '합의문 채택 및 단체행동 중단'에 대한 안건을 표결에 부쳐, 1차 표결 안건은 기존에 알려진 '파업 지속 여부'가 아닌 범의료계 통합 합의문을 받아들이고 집단 휴진 등 단체행동을 중단할 것을 범의료계 단체에 상정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재투표 끝에 과반 이상 전공의들이 파업 중단을 반대하는 것으로 지난 30일 결론이 났지만, 재투표의 정당성에 대해 어느때 보다도 뒷말이 무성하다.

 

투표 결과, 합의문 채택 및 단체행동 중단에 대한 찬성 49표, 반대 96표, 기권 48표가 나왔다. 97표 이상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이후 비대위원장 직권으로 '합의문 채택 및 단체행동 중단' 안건이 상정돼 재투표에 들어가 그 결과 찬성 39표, 반대 134표, 기권 13표가 나왔다. 파업 중단을 반대하는 표가 과반을 넘어 파업을 유지하는 것으로 가결됐다고 한다.

 

아무리 재투표 결과 파업 지속 의견이 다수였다고 하더라도 기권 역시 현 상황에 대한 주요한 의견 표명의 하나이므로 첫 표결 결과대로 파업을 중단하는 게 상식적이고 민주적 투표 절차에 부합한다.

 

실제 익명을 요구한 전공의들은 이메일을 통해 "비대위 다수가 타협안대로 국민 건강과 전공의 전체의 이익을 위해 파업을 중단하길 원했다"며 "합의문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급박하게 투표를 진행했다"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심지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일부 비상대책위원회 대의원들은 사퇴를 표명하고 SNS에는 자신을 전공의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작성자가 "이 정도면 됐다"며 동료들에게 진료 현장으로 복귀할 것"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전공의 '집단휴진'에 내홍(內訌)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하면서 수도권 일반 시민과 자영업자들도 2.5단계의 강도 높은 고통 분담이 시작됐다. 만약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방역도 경제도 모두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의-정'간 정면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가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주요 정책 철회를 촉구하며 집단휴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의대생과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도 실기시험 응시를 거부하고 있고, 일부 교수들은 사직서 제출, 집단휴진 등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의료계는 즉시 제 밥그릇을 지키려는 무모한 단체행동을 접고 환자가 있는 진료 현장에 복귀해야 할 것이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하는 것'처럼 6.25전쟁이래 최대 위기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떼쓰기 투쟁'만으로는 의료인에 대한 국민 반감만 더 커질 뿐이다.

 

물론 정부도 과도한 조치로 화를 키웠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애초 이번 파업은 정부가 아무 협의 없이 의대 정원 등을 무리하게 추진한 데서 촉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0년 지구는 코로나 행성으로 변했다. 코로나19'바이러스가 지구에 첫발을 내디딘 지 6개월 만에 세계 곳곳에서 2천 5백여만 명의 확진자와 100만명 가까운 희생자들이 생겨났고, 어느 나라와 지역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코로나와의 전쟁의 끝은 언제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이러한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정부와 의협의 대립은 코로나19' 사태가 바이러스와 인간의 싸움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싸움으로 변질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시국에서 '나 하나쯤이야'라는 이기주의는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에게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잘 기억해야 한다.

 

정부와 의협은 지금까지의 잘못된 실수들을 되짚어보고, 어떤 방식이 최선의 대책인지를 잘 파악해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릎 꿇릴 수 있다.

 

정부는 당장이라도 의·정 협의체를 가동해 서둘러 의료파업 문제를 해결하고 코로나 방역에 집중해야 한다. 의료계도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파업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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