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세평(世評)】 여성인권 운동가 이용수 선생님을 겨눈 2차가해…노인혐오·지역비하·인신공격 확산

- 정치인·유명인 발언도 조롱 부추겨 -

김대은 | 기사입력 2020/06/01 [11:13]

【새롬세평(世評)】 여성인권 운동가 이용수 선생님을 겨눈 2차가해…노인혐오·지역비하·인신공격 확산

- 정치인·유명인 발언도 조롱 부추겨 -

김대은 | 입력 : 2020/06/01 [11:13]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선생님과 소녀상.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이신 이용수(92)선생님이 지난 두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기억연대(정의연)과 정의연 전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상대로 부정과 비리관련 의혹을 제기한 후 각종 매체와 온라인에서 이용수 선생님을 겨눈 온갖 혐오표현과 인신공격이 난무했다.

 

대구에서 이용수 선생님이 첫 기자회견을 연 지난 7일 직후부터 포털사이트 댓글에는 할머니의 발언 내용과 무관한 비난과 조롱이 쏟아졌다.

 

"치매다", "노망이 났다"는 식의 노인 혐오부터 "대구 할매", "참 대구스럽다" 등 지역 비하발언까지 잇따랐다.

 

이런 조롱과 혐오발언을 부추기는 것은 온라인상에서 '장삼이사(張三李四)'뿐 아니라 정치인들과 유명인의 발언도 이어졌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지난 8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할머니가 주변에 계신 분에 의해 조금 기억이 왜곡된 것 같다"며 이 할머니의 발언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정의연과 윤미향의 비리의혹을 희석시키려고 했고,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던 변영주 감독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오래전부터 말했지 않나. 그 할머니는 원래 그러신 분"이라고 써서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25일 이용수 선생님이 2차 기자회견을 한 이후에는 친여 인사를 지지하는 페이스북 모임 등에서 '보수단체와 야당 측이 할머니를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음모론으로 번졌다.

 

또한, 비례대표로 출마하려던 이용수 선생님과 이를 만류한 윤미향과의 녹취록이 공개되고 나서는 "구순이 넘은 나이에 노욕이 발동했다" '가짜 위안부'라고 비난하는 등 혐오성 발언과 음모론 제기로 이용수 선생님과 다른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해 또 다른 폭력을 가했다.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에 대해 온갖 조롱과 반일감정을 부추겨 진실을 호도하려는것은 명백한 2차 가해이자 인격살인이며 반인륜 범죄다.

 

이런 선동형 싸구려 인신공격에 국민이 믿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런 식의 음모와 조롱은 피해 할머니들을 앵벌이 전선에 투입해 벌어들인 돈을 횡령과 배임,부정회계 진실을 덮으려 한다는 비난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이용수 선생님은 지난 30여년 세월동안 일본군의 한국 위안부 만행을 전 세계에 고발하고 인권을 되찾기 위해 몸부림쳐 오다가 마침내 93세를 맞았다.

 

이 분을 지칭함에 있어 '아무개 할머니', '노망난', '치매 걸린 할머니' 등으로 마구 폄훼하며 깎아내리는 지칭을 결코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 분은 길 가다가 시장바닥에서 우연히 조우된 그런 '아무개 할머니'가 아니다.

 

이용수 선생님은 우리 역사의 슬픈 잔혹사의 현장 가운데 서서 온 몸으로 일제의 그 잔인무도하고 포악한 만행을 겪으신 피해자이시며 이것은 이 비극의 역사를 거쳐 온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비극적 사건임을 우리 모두가 통감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 분이 불려지는 호칭은 '이용수 할머니'가 아니며, 온갖 욕설과 비난‧조롱으로 폄하되실 분이 아니다.

 

우리는 이 분의 그간의 삶의 행적에 따라 마땅히 '인권운동가 이용수 선생님'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우리의 양심과 우리의 격식에 맞는 호칭이다.

 

이름이 없다는 '무명초'란 풀초자도 '무명초'란 이름으로 불리듯이, 산 자든 이미 세상을 등진 자든 모든 사람들은 불림을 받는다. 그리고 그 불림을 통해 그 사람의 존재에 대한 정체성이 드러난다. 그것이 곧 지어진 이름이다. '이름'은 곧 그 사람이다.

 

'이름'은 '이르다'란 동사의 명사형으로 '무엇'이라고 이른다'는 것을 칭한다고 말하며 이를 칭(稱)이라고 한다. 그래서 불리고 칭하는 행위를 명칭(名稱)이라 일컫는다.

 

호칭(呼稱)이란 어떤 사람을 직접 부르는 말이고, 지칭(指稱)이란 어떤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가리키는 말로 이 둘을 일컬어 말할 때는 칭호(稱呼)라고 한다.

 

부르는 호칭에 의해 불리는 상대방의 위치나 입장이 부르는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左之右之)된다.

 

"아무개 할머니"라 부르면 자기 부모님의 어머니와 같은 항렬에 이른 분을 칭할 때 부르는 평범한 호칭인 것이다.

 

이용수 선생님의 삶의 여적에 맞는 호칭을 부르는 대신 온갖 욕설과 조롱으로 비하 하는것은 윤미향과 정의연의 그간의 부정과 비리 의혹을 세상 밖으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묻고, 소모적인 편 가르기로 진실을 은폐하고자 하는 전형적인 꼼수다.

 

따라서 우리는 사회적 활동 역사에 인권운동을, 그것도 몇 년 하다 만 그런 운동가가 아니라 30여 년을 일제 만행을 규탄하고 짓밟힌 한국여성의 인권을 되찾기 위한 운동'을 펼쳐 이어오신 이 분에게 '이용수 선생님'이라고 칭해 드리는 것이 예의이며 한국인이라면 백번 옳다.

 

'불리는 것'의 품격에 따라 국민의 인격도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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