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세평(世評)】文 대통령 "나를 밟고 가라"는 낮은 자세로 조건없이 황 대표와 만나 국정 표류에 '마침표'를 찍어라.

- 국민이 다 죽게 생겼는데 형식이 밥 먹여 주지 않는다. -

김대은 | 기사입력 2019/06/05 [16:04]

【새롬세평(世評)】文 대통령 "나를 밟고 가라"는 낮은 자세로 조건없이 황 대표와 만나 국정 표류에 '마침표'를 찍어라.

- 국민이 다 죽게 생겼는데 형식이 밥 먹여 주지 않는다. -

김대은 | 입력 : 2019/06/05 [16:04]

 

▲  1989년 12월 16일 새벽 1시 노태우 태통령과 야 3당 총재가  함께 밝은 표정으로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왼쪽 부터 그 당시 김대중 평화민주당 총재, 노태우 대통령, 김영삼 통일 민주당 총재, 김종필 신민주 공화당 총재   ©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가 경색된 정국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출구는커녕 입구에서부터 헤매고 있다.

 

마치 까도 까도 답이 없는 '양파 정국'처럼 꼬일대로 꼬여 답답하기 만하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문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을 제의한 데 대해, 청와대는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참여하는 '5자 회담'을 역제안 하고 이를 받아 다시 "교섭단체 3당만 모여야 한다"는 황 대표와 "5당이 모두 모여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은 서로 핑퐁 치듯 샅바싸움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다.

 

한국당에선 "국회 정상화에 대한 진정성이 없다", "뒤에서 꼼수나 부린다"며 청와대와 여전히 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반해 청와대측의 한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여기서 뭘 더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며 다시 한번 맞받아쳤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아직은 오늘과 내일 시간이 더 있다. 그래서 끝까지 저희의 5당 대표 회동과 일대일 회동 안에 대해 긍정적인 답이 오기를 다시 한번 기다린다"며 융통성을 발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제를 자기 식대로만 본다면 청와대는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물론 한국당도 지난 한 달여간 장외투쟁에 매달리며 민생을 외면한 것과 당내 원내외 위원장들의 참을 수 없는 가벼운 막말 퍼레이드로 국민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긴 하지만 예로부터 '관용은 힘 있는 사람이 베푸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집권후 야당과의 설득과 소통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장면이 여러 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예를 들어 문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사에서 한국당을 향해 아예 작심하고 "독재자의 후예"라고 낙인을 찍었고, 지난 달 29일 국무회의에서는 한·미 정상 통화내용을 유출한 한국당에 "당리당략을 국익에 앞세운 정치가 아니라 기본과 상식에 기초한 정치를 하라"며 마치 야당을 위협하듯이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럼 한 번 묻겠다. '분개(憤慨)한 대통령'으로서 나머지 임기 절반을 이끌고, 야당과의 갈등과 대립된 상태로 임기를 끝내게 할 것인가?.

 

진정으로 야당을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려고 한다면 문 대통령은 감정을 진정시키고 유연한 자세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우선, 지금이라도 한국당이 퇴로를 찾고 있는 만큼 탈출할 수 있는 명분을 주는게 옳다.

 

당 태종이 재상 위징에게 "역대 임금 중 일부는 현명하고 일부는 어리석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위징은 "여러 방면의 얘기를 들으면 현명해집니다. 한 방면의 말만 믿으면 어두워집니다.(兼廳則明 偏信則暗)" 라고 답했다.

 

이말인 즉슨 최고 권력자가 일방적인 말만 들으면 결국 눈과 귀가 막혀 나라를 망친다는 충고다.

 
천년도 더 지난 이야기를 다시 들춰낸 이유는 단 하나.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소통 창구는 누구인지, 과연 여러 방면의 얘기를 듣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집권이후 소통의 수치를 한 번 살펴 보자. 

 

분석 결과 대통령이 단독으로 야당을 만난 횟수를 살펴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1회 △이명박 전 대통령 6회 △노무현 전 대통령 8회 △김대중 전 대통령 10회로 나와 있다.

 

야당과의 단독회동 중에서도 '주된 정적이었던 야당'과의 회동 횟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민주통합당 대표와 1회 △이명박 전 대통령 민주당 계열 대표와 3회 △노무현 전 대통령 한나라당 대표와 5회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대표와 7회다.

 

여야 간에 제대로 된 협상 또한 없었던 거나 마찬가지임도 드러났다.

 

문 대통령의 경우는 어떠한가? 야당과 9회 만남 중 단독회동은 지난해 4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한 것이 유일하다.

 

이럴 때 일수록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가슴을 풀고 대화를 해 '가(可)'든 '부(否)'든 만들어낸다면 그야말로 소통과 중도실용의 참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집권 후 문 대통령에게 수많은 전략과 제언이 쏟아졌을 것이다.

 

다른건 차치 하더라도 소통과 협치 하나만 제대로 이루어도 후대에 성공한 대통령을 남는다.

 

그러기 위해 문 대통령은 균형감을 잃지 않고 첫째 야당을 가르치고 혼내려 들지 말아야 한다. 1야당은 청산 대상이 아닌 협상 파트너기 때문이다.

 

둘째로 국익과 민생을 위해서라면 "나를 밟고 가라"는 식으로 낮은 자세로 진정성 있게 정치권을 비롯해 국민과 소통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과 청와대는 이제라도 귀를 열고 온 몸을 던져 정국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칫 '통치의 유혹'에 빠지면 '정치의 회복'은 재생 불가능하다는 점을 잘 명심하길 바란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기왕에 대화할 생각이 있다면 문 대통령이나 황 대표는 2자든, 3자든, 5자든 형식을 고집할 이유가 없이 하루라도 빨리 대화의 장에 나서는 게 옳다.

 

'신선 노름에 도끼자루 썩는다'고 회담의 형식논리에 발 묶인 국민의 하루는 '일일여삼추(日日如三秋)'처럼 고통에 신음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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