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세평(世評)】나경원 발언 논란에 '강(强)대강(强)' 대치 격화로 국회는 '풍전등화'(風前燈火)'… '빼앗긴 국회에도 봄은 오는가'?

-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란 말 자체가 국민을 모독하는 시대착오적인 말이다' -

김대은 | 기사입력 2019/03/14 [07:16]

【새롬세평(世評)】나경원 발언 논란에 '강(强)대강(强)' 대치 격화로 국회는 '풍전등화'(風前燈火)'… '빼앗긴 국회에도 봄은 오는가'?

-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란 말 자체가 국민을 모독하는 시대착오적인 말이다' -

김대은 | 입력 : 2019/03/14 [07:16]

 

▲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발언을 하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뒷줄 가운데)가 단상으로 나가 항의하고 있다.   ©

 

 

여야 정치권이 또다시 격돌하며 어렵사리 마련한 3월 임시국회도 어김없이 정쟁으로 표류할 모양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12일 원내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정쟁의 불씨가 도화선이 됐다.

 

나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 쪽에서는 "무슨 소리 하는 거냐"는 고성이 일제히 터져 나왔고, 홍영표 원내대표는 단상으로 올라가 항의하고, 이에 자유한국당 의원등도 의장석에 올라가 고성과 삿대질로 민의의 정당인 국회는 그야말로 난장판이 됐다.

 

또한, 민주당은 본회의장 항의에 그치지 않고 나 원내대표를 국회윤리위에 회부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질세라 한국당은 민주당의 홍영표 원내대표가 연설 진행을 방해했다며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하는 등 저급한 정치공방으로 국민의 '공분(公憤)'을 불러일으켰다.

 

청와대도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공방과 설전하는 와중에서도 가장 어이없는 것은 이해찬 대표가 적용하겠다는 '국가원수모독죄'라는 비판이다.

 

'국가원수 모독죄'는 유신 시절인 1975년 형법에 '국가모독죄'가 만들어졌다가 1988년에 폐지 이 죄목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 국민의 입을 막는 도구로 사용된 적폐중의 적폐다.

 

헌데 민주화 세력을 자처하는 현 집권 세력이 자신을 비판한다고 역사속에서 사라져야 할 시절에서나 나올법한 위협적인 단어들을 거침없이 뱉어내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 것도 외신을 인용해 대통령 비판을 한 것에 대해 군사 독재 시대에도 없던 죄명으로 옭아매려 하다니, 그럼 그들은 오랜동안  줄기차게 주창해온 의회 '민주'는 허구란 말인가?

 

물론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적절성 여부에 있어서 모든 계층을 다 껴안지 못한 과한 측면이 없지는 않다.

 

파장이 커지자 그도 "(김정은 수석대변인 말은) 외신에서 이미 나왔던 얘기"라며 파장에서 살짝 비켜나가기도 했다.

 

정치권의  '빅마우스'(Big mouth·여론 영향력이 큰 사람)로 떠오르고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top spokesman)'이란 발언에 대한진실성 여부를 우리가 이제 진지하게 한 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작년 9월 블룸버그 통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top spokesman)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처음 썼다."김정은이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를 칭송하는 사실상의 대변인을 뒀다. 바로 문 대통령"이라고 한 것이다.

 

이는 곧 국내에서도 이 기사에 대해 언론에서도 기사화하고 화제가 됐지만 정작 청와대는 반박하지 않았고 민주당도 침묵했다.

 

그런데 5개월이 지난 시점에와서 청와대와 민주당은 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국가원수 모독"이라며 발끈하며,여당 원내대표 등의 격렬한 항의 때문에 20여 분 동안 연설이 중단됐는데 그리 흥분할 일이 못 된다.

 

양당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 진영 결집을 노리려는 막장 드라마를 연출한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하지만 냉철히 따져보면 여당의 과잉 반응이 더 큰 책임이 있다.

 

연설 전문을 보면, 여당이 귀에 거슬리고 여당이 아프게 받아들였을 수도 있겠지만 집권세력이 이 정도의 비판도 수용하지 못하면 곤란하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귀태(鬼胎)'라고 하고, 당의 한 최고위원은 '암살'을 경고했으며, 다른 최고위원은 '그년'이라고 해 논란을 빚었다.

 

지금이 서슬퍼렇던 군사독재정부도 아니고 정당 대표연설이기 때문에 대통령이든 정부든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다만 국회 연설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저주에 가까운 논리로 대응하기보다는 조금 표현이 순화된 언어로 정부의 잘못된 실책을 비판하는데 중점을 뒀다면 보수를 넘어 민생경제 악화로 폐업하거나 드러눕게 된 서민과 기업으로부터 더 큰 찬사를 받았을 것이다.

 

반면에 민주당은 여당답게 연설을 계속 들었더라면 소통과 경청하는 통 큰 정당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 좋은 사례를 남겼을 것이다.

 

하지만 여당 답지 않게 흥분해가지고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단상에 올라가 강력히 항의한 것은 민주주의에 역주행하는 전형적인 적폐행위다.

 

막말로 대북정책에서 문 정부가 국제사회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감성적인 접근을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물론 제 1야당 원내대표의 발언를 듣기에는 참 어려운 고언(苦言)이지만 몸에 좋은 약이라 생각하고 진정 새겨듣고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스스로 깨우치는 성숙한 정당이 되야 한다.

 

하지만 결국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가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 대통령을 모욕했다며 13일 나 원내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했다.

 

민주당의 선공에 이날 한국당도 국회에서 긴급 의총을 열고 곧바로 이 대표와 홍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에 제소 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양측이 상대방에 대한 격한 비난은 물론 쌍방 윤리위 제소로 맞서는 등  '2라운드' 격돌에 돌입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열린 3월 임시국회도 '풍전등화(風前燈火)'신세가 됐다.

 

국회를 이념적인 정쟁의 도구로 내팽개치려는 적폐행위에 이제 국민은 신물이나 있다.

 

70여일 만에 가까스로 열린 지금 민생, 경제, 노동 및 북한 비핵화 문제를 비롯해 선거제 개혁, 지난번 단행된 개각에 따른 장관 인사청문회를 진행해야 하는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정치개혁, 민생안정, 행정부견제 등 하나 같이 국회가 수행해야 할 중대한 소임인데발언 하나로 또다시 국회가 공회전 한다면 직무유기로 양당 모두 국민의 비판을 면치 못할 정당적폐 행위라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3월 국회가 문 연 것은 싸우라는 의미가 아니라 들어가서 밀린 숙제를 하기 위해 이전 국회와는 다르게 속도를 2~3배 올려도 시원찮다.

 

자칫 세 결집을 위해서라도 양측 사이에 강대강 구도가 한층 더 강화될 우려가 높고, 앞으로 있을 윤리위 징계 결정이 여야 갈등 증폭의 도화선이 돼 향후 국회가 파행까지 가는 사태가 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금 당장 정쟁을 접고 싸우더라도 국회안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말 치열하게 싸우길 바란다.

 

지금 국회는 춘래불사춘(春来不似春), 말 그대로 봄은 왔는데 봄이 실종됐다.

 

'빼앗긴 국회에 봄은 언제쯤 다시 찾아 올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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