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11.1.-11.2.까지 이틀간 일본의사회 초청으로 ‘일본의사회 창립 71주년 기념행사 및 의사대회’와 ‘일본의사회 학술지 출간 기념 심포지움’에 다녀왔습니다. 의료계의 긴급 현안이 발생하여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오래전 잡힌 약속이라 일본 의사회를 방문 하였습니다.

▲ 일본 의사회 초청 방문     © 시사우리신문편집국

일본의사회 요코쿠라 회장님(직전 세계의사회 회장)의 환대가 있었습니다. 대한의사협회 외에도 미국의사회 회장, 독일의사회 회장, 스웨덴 의사회 회장, 세계의사회 회장(아이들만 이스라엘 의사회 회장), 말레이시아 의사회 회장(CMAAO 회장, 아시아 오세아니아 의사회 연맹), 태국의사회, 대만의사회, 미국의사회 저널(JAMA) 편집장 등이 외국 초청인사로 참가하였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장관 축사가 있었고, 많은 일본 참의원과 중의원들이 참가하였습니다. 특히 차기 또는 차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고이즈미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의 축사도 있었습니다. 37세의 젊은 정치인인데 앞으로 주목할만한 정치인으로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일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2018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혼조 교수님의 특별 강연이었습니다. 혼조 교수님은 올해 79세시고, 아직도 의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90년 대 초반부터 면역 조절 물질인 PD-1이란 분자에 대해 20년 넘게 집요하고 치밀하게 연구를 수행한 결과, 2015년 전후 옵디보란 면역항암제의 개발까지 이루어냈습니다. 이 면역항암제는 일부 말기 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크게 높이면서 향후 중요한 암 치료법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혼조 교수님의 면역 항암 요법 연구가 산업적 측면에서는 향후 10년 이내에 세계 시장에서 연 45조 정도의 매출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의학 연구와 산학협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학문 연구에 대한 열정과 거듭된 실패와 좌절에도 굴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하여 이러한 중요한 연구 업적을 창출한 혼조 교수님의 연구사(硏究史)는 과학 연구자들에게, 의학 연구자들에게 많은 시사를 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설적인 일본의사회 다케미 타로 전 회장님의 생애에 대해 요약적으로 듣게 되고 그 아드님인 다케미 게이조 전 일본 자민당 참의원을 만나서 짧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보건의료 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국제정치학 학자인 다케미 게이조 교수님을 조만간 한국으로 한번 초청하겠다고 제안하였고 흔쾌히 수락하였습니다. 다케미 타로 일본 의사회 회장님은 1957년부터 1982년까지 25년간 일본 의사회 회장직을 수행하였습니다. 일본의 전국민 의료보험 시행 등 일본 의료제도가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을 때 이 분의 의지와 역량이 오늘날 일본의사회와 일본 의료제도를 만들어 내는 데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1961년에는 24시간 전국 집단 휴진을 주도하여 일본의사회의 입장 대부분을 관철시켜낸 역사도 있습니다. 다케미 타로 회장님의 의사회장으로서의 역량과 의지에 대해서 저는 예전부터 깊은 인상을 받았고 이번에 그 아드님을 뵙고, 대한민국 의사들의 정당한 권익 확보와 올바른 의료제도 확립에 대한 의지를 다졌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제도가 계속 만들어져 가고 있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의료계의 이 고통과 혼돈은 이 과도기적 과정이 그 원인 중 하나입니다. 안정적 의료 환경,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한 의료제도를 만드는 일은 모든 사회의 제 영역이 함께 노력해야 할 문제입니다. 의사들의 합리적 주장을 직역 이기주의 등으로 폄훼하고 합리적 대화를 가로막는 행태는 지양되어야 합니다. 특히 정부, 국회, 언론, 검찰과 사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018.11.8.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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