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새평(世評)】문 대통령의 전방위 외교전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비핵화 없인 종전(終戰)선언 없다고 단호히 줄긋는 미국…북핵만 없앨 수 있다면 종전선언·대북제재 못 풀 이유 없다.

-실질적 비핵화 조치 수반되지 않는 '정치 쇼' 성격 종전 선언 안돼-

김대은 | 기사입력 2018/09/28 [03:25]

【새롬새평(世評)】문 대통령의 전방위 외교전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비핵화 없인 종전(終戰)선언 없다고 단호히 줄긋는 미국…북핵만 없앨 수 있다면 종전선언·대북제재 못 풀 이유 없다.

-실질적 비핵화 조치 수반되지 않는 '정치 쇼' 성격 종전 선언 안돼-

김대은 | 입력 : 2018/09/28 [03:25]

 

▲  문 대통령의 전방위 외교전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비핵화 없인 종전(終戰)선언 없다고 단호히 줄긋는 미국  ©


 

문재인 대통령이 3박5일간의 미국 뉴욕 방문 일정을 마치고 어제 밤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열흘간 평양 남북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 유엔총회 참석 등 북미대화의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숨가쁘게 일정을 보냈다.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문 대통령은 뉴욕 외교 무대에서 국제사회, 특히 북한을 의심하는 미국 내 우파를 겨냥해 전방위 설득 작전을 폈다.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 정상회담 때 나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를 토대로 봉착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유엔과 싱크탱크 등을 부지런히 돌았고, 본인 성향과 크게 다른 우파 매체와의 인터뷰도 마다치 않았다.

 

특히,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는 종전의 필요성을 강력 호소했다. 그러면서 북한에게서 완전한 비핵화를 이끌어내고 한반도 내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선 그에 따르는 국제사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도 역설했다.

 

또,"종전(終戰) 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다"고 했다. "대북 제재를 완화해도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어길 경우 제재를 다시 강화하면 그만"이라며 북한을 믿어 달라는 호소를 했다.

 

하지만 트럼프를 비롯한 미국 정부는 핵실험장 폐기나 미사일 시험장 폐기 약속은 단순한 ‘쇼’나 ‘말’에 불과하다며 문 대통령의 호소섞인 중재안을 선 듯 받아 먹질 않았다.

 

미국이 북한 측의 요구조건인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해제에 대해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통해 전달한 비핵화 로드맵이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의 조건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으나 미국이 일단 거부한 셈이다.

 

한국과 미국 양국 사이에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바라보는 기저(基底)에는 엄연히 근본적인 시각차가 존재하고 있음이 극명하게 대비됐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를 만나 조기에 종전(終戰)선언을 해야 한다고 설득했음에도 트럼프가 즉답하지 않은 것도 바로 이런 시각차 때문일 것이다.

 
한반도의 운명과 국제사회의 미래가 달린 종전 선언이나 대북 제재는 말처럼 '아니면 말고'식 처럼 언제든 취소하거나 아니면 그만인 단순한 말장난처럼 다뤄서는 안 될 중대 사안이다.

 

특히,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수반되지 않는 '정치 쇼' 성격의 종전 선언은 안 된다.

 

종전 선언은 국가간의 약속이고 국제사회에 평화를 공식 천명(闡明)한 것으로 단순히'전쟁이 끝났다'는 이벤트성 행사가 절대 아니다.

 

종전 선언은 한번 선언하면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 한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한반도의 미래와 국제사회의 질서를  재편해 나갈 이정표다.

 

종전 선언의 선결과제는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이 있을 때 비로소 진정성이 있다.

 

단 한 발의 핵무기도 남기지 않는 진짜 비핵화로 가야 하고 그렇게 해서 결단하는 종전 선언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해보고 아니면 그만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조급하거나 너무 가볍다.

 

지금까지 북이 종전선언 대가로 내놓겠다는 핵·미사일 실험장 폐쇄는 아직까지는 실질적 비핵화와는 거리가 멀다.

 

전해진 바로는 북한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수십기의 핵무기를 모처에 숨겨 놨고, 고정 발사대가 필요 없는 이동식(移動式) 탄도미사일 또한 다량(多量)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종전 선언을 하려면‘정치 쇼’가 아니라 실제 북핵을 폐기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제대로 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아직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다. 북한이 주장하는 여러 비핵화 조치에도 여전히 미덥지 않은 건 너무나 많이 속아 온 탓이다. 이런 불신이 가시지 않는 한 비핵화 노력에 탄력이 붙을 리 없다,

 

북한은 핵미사일 리스트나 비핵화 일정 등 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처가 담긴 카드를 제시해야 한다.

 

종전선언은 평화 체제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의 하나일 뿐이다.

 

한반도에서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다면 비핵화 이행과 미국의 상응 조치 간 선후 관계에 연연하지 말고 최대 위협인 북핵을 어떻게 없앨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북핵만 없앨 수 있다면 대북제재를 못 풀 이유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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