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명화들과 아름다운 재회를!

안민 기자 | 기사입력 2016/12/13 [16:47]

추억의 명화들과 아름다운 재회를!

안민 기자 | 입력 : 2016/12/13 [16:47]

지난 2008년을 시작으로 올해 9회째를 맞이한 시네마테크 연말 프로그램 ‘오래된 극장’이 12월 13일부터 내년 1월 19일까지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개최된다. 많은 이들의 기억에 새겨진 추억의 명작들을 소개하는 ‘오래된 극장’은 올 겨울에도 변함없이 감동과 깊은 여운을 줄 명작 총 33편을 선보인다.

 

이번 ‘오래된 극장 2016’에서는 프랑스의 두 거장과 세계적인 남녀 두 명배우의 작품을 세 섹션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영화사의 만신전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영화 애호가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선사한 프랑스의 거장 르네 클레르와 앙리-조르주 클루조의 작품에 이어, 20세기 중반 유럽 최고 미남배우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의 대표작을, 마지막으로 영화사의 영원한 여신 잉그리드 버그만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     © 시사우리신문편집국

 

 르네 클레르의 빛, 클루조의 어둠

 

장 르누아르, 마르셀 카르네와 더불어 프랑스를 대표하는 감독이자 1930년대 프랑스 영화의 황금기를 연 ‘르네 클레르’. 초현실적인 이미지와 몽타주 기법 확립에 기여했으며, 문명과 전제정치에 대한 비판을 유쾌하고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사운드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실험정신, 화면 전체에 넘쳐흐르는 생동감은 시대를 넘어 매혹적인 탐구의 대상으로 남아있다.

 

르네 클레르의 첫 유성 영화로 거리의 가수 알베르와 폴라의 사랑과 사회 풍자가 어우러진 ‘파리의 지붕 밑’(1930), 당첨된 복권을 잃어버리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 뮤지컬 코미디 ‘백만장자’(1931), 프랑스 혁명 기념일 축제 속 활기 넘치는 거리에서 좌충우돌하는 커플의 이야기를 담은 ‘파리 축제’(1933), 종교적 광기 속에 마녀로 몰려 화형당한 여인의 환생과 복수를 그린 판타지 ‘나는 마녀와 결혼했다’(1942), 무성영화에 대한 찬가 ‘침묵은 금’(1947), 파우스트의 전설을 환상적인 희비극으로 각색한 ‘뷰티 오브 더 데블’(1950), 비극적인 사랑, 배신과 복수가 교차하는 ‘라일락의 문’(1957) 등 르네 클레르만의 비판과 풍자 속 빛나는 관능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F.W 무르나우, 프리츠 랑과 같은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은 ‘앙리- 조르주 크루조’는 영화 역사상 최초로 반전을 스토리텔링의 주요 요소로 사용하였고, 세상의 어둠, 인간의 불안을 자신의 탐구대상으로 삼았다. 당대에 알프레드 히치콕이 자신의 유일한 라이벌로 생각할 만큼 서스펜스의 달인이며, 불안의 매혹적 연출이라는 면에선 견줄 감독이 드물다.

 

연쇄살인 미스터리 스릴러 ‘21번가의 살인자’(1942), 죽음으로 하나가 되는 사랑을 충격적인 연출로 그린 ‘마농’(1949), 하루살이 인생의 남자들이 일확천금의 꿈을 가지고 위험한 일에 도전하는 ‘공포의 보수’(1949), 한 남자를 둘러싼 두 여인의 공포와 불안을 그린 ‘디아볼릭’(1955), 애인 살해 혐의를 둘러싼 법정 드라마 ‘진실’(1960) 등 앙리-조르주 클루조 특유의 어둠의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의 추억

 

알랭 들롱과 함께 20세기 중반 유럽 최고의 미남 배우였던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는 50년이 넘는 연기 생활 동안 1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였다. 주로 유약하고 비극적인 인물을 연기하였으며, 정형화된 남성성을 벗어난 양면성을 지닌 배우이다. 많은 거장들과 작업을 하면서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폭넓은 연기를 펼쳐, 이탈리아의 국민적 지지는 물론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전설적인 스타로 남아있다.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의 첫 주연작으로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짧고 꿈같은 이야기를 영화화한 ‘백야’(1957), 세 가지 이야기 속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의 변신과 열연이 돋보이는 ‘사랑의 변주곡’(1963), 노동자들의 투쟁을 그린 ‘동지’(1963), 전쟁 속 애잔한 사랑과 비애 ‘해바라기’(1970), 혁명에 대한 희망과 좌절을 그린 ‘알롱상팡’(1974), 비밀스러운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정치 풍자 드라마 ‘토도 모도’(1976), 인생의 마지막 사랑과 열정 그리고 죽음에 대한 성찰 ‘비키퍼’(1986), 3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서는 초로의 배우들을 통해 화려하고도 천박한 쇼비지니스 세계를 그린 ‘진저와 프레드’(1986), 러시아 여인을 사랑한 한 이탈리아 남자의 이야기 ‘검은 눈동자’(1987), 곳곳에 흩어져있는 아이들을 찾아 떠나는 로드무비 형식의 휴먼 코미디 ‘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1990),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투영된 작품이자 뿌리를 찾아가는 여행길 ‘세계의 시초로의 여행’(1997) 등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의 영화 인생과 족적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다.

 

잉그리드 버그만의 기억


자연스러운 매력과 신선함, 지성미, 발랄함으로 진실하고 이상적인 여성의 이미지로 유럽과 미국에서 활약한 스웨덴 출신의 ‘잉그리드 버그만’은 수많은 거장들과 걸작을 남기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우아하고 깊은 울림을 전하는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잉그리드 버그만을 만인의 연인으로 자리 잡게 한 ‘카사블랑카’(1942),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헤밍웨이의 소설을 영화화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1943), 남편이 만든 불안과 공포 속에서 서서히 이성을 잃어가는 모습을 그린 ‘가스등’(1944),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교회의 학교 재건 ‘성 메리의 종’(1945), 정신분석을 다룬 히치콕의 심리 미스터리 ‘스펠바운드’(1945), 임무와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는 스파이들을 그린 히치콕의 또 다른 걸작 ‘오명’(1946), 전후 황폐해진 영혼을 구원할 현대의 성자 이야기 ‘유로파‘51’(1952), 아름다운 엘레나와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의 이야기 ‘엘레나와 남자들’(1956), 브람스 교향곡과 함께 세 남녀의 미묘한 사랑과 갈등이 전개되는 ‘굿바이 어게인’(1961), 가을 풍경과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 속 두 모녀의 원망과 고뇌가 배어 있는 ‘가을 소나타’(1978) 등 세월이 무색할 만큼 아름답고 위대한 잉그리드 버그만의 영화 인생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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