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부장관 6년만에 회담...왕이, 韓하나의 중국 원칙 지켜야한중간 근본적 이해 충돌 없어...화이부동 경지 추구해야[시사우리신문편집국]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13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만나 “한국이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이 이달 20일 취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나온 메시지다. 중국은 지난해 한·미가 “대만해협에서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뜻을 같이 하자 강력 반발한 바 있다.
1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조 장관과의 회담에서 “중·한 간에 근본적인 이해(利害) 충돌은 없으며, 화이부동(和而不同·남과 화목하되 똑같아지지 않는다)의 경지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한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고, 대만 관련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여 양국 관계의 정치 기초를 다져야 한다”고 했다.
왕 부장의 이같은 발언은 이번 조태열 장관의 방문으로 이전의 한중관계가 복원되어야 한다는 것으로써 대만과 중국의 문제는 내정간섭으로 한국이 간섭해서는 않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며, 대만의 평화적 통일을 추구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왕 부장은 앞서 뮌헨 안보 회의에서 중국의 평화적 통일 지지와 대만 독립 반대를 강조하며, 이러한 입장이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일각에서는 한국은 대만과 중국 사이의 긴장 관계에서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유지하며, 국내외 정책에서 신중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더불어 한국은 대만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와 협력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한국의 외교 정책에서 매우 민감하고 복잡한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왕 부장은 한국이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에 동참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시각도 드러냈다. 왕 부장은 “중국이 빠르게 ‘신품질 생산력(첨단 기술 중심의 경제 발전)’을 발전 시키고, 고품질 발전을 추진하고, 높은 수준의 개방을 확대하고 있어 한국에 큰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며 “양측은 호혜 협력을 심화하고, 서로의 발전 과정에서 믿을 수 있는 장기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함께 무역 보호주의에 반대하고, 국제 자유 무역 시스템을 지키며, 원활한 생산·공급망을 보장하자”고 제안했다.
조 장관은 한국 기업의 안정적 투자를 위한 우호적 투자 환경 보장과 애로 사항 해소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
양국민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왕 부장은 “양측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여 인문 교류를 밀접하게 하면 민의(民意) 기초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측은 지방정부 간 교류 활성화와 인문교류촉진위 등 양국 외교부 주도의 교류협력 사업 재개에도 공감했다.
이날 4시간 동안 이어진 회담·만찬에서 조태열 장관은 관심을 모았던 북핵 도발, 탈북민 강제 북송 등의 문제를 논의했다고 우리 외교부는 전했다.
조 장관은 한반도 평화·안정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조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도 “북한의 연이은 도발, 여러 지정학적 갈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지역과 세계의 다양한 도전 과제에 양국이 직면했다”고 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26~27일 서울에서 열릴 전망인 한·중·일 3국 정상 회의, 한·중 양자 관계 회복, 한반도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외교부 장관이 양자 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찾은 것은 2017년 11월 강경화 당시 외교 장관의 방문 이후 6년 6개월 만이다. 조 장관은 이번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첫 회담이지만, 2013년에 처음 외교부장을 맡은 왕이는 25번째(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기준) 한국 외교부 장관과의 양자 회담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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