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세평(世評)】명분 없는 '야합'(野合)과 '합종연횡'(合從連衡)은 힘 발휘 할 수 없어

시사우리신문편집국 | 기사입력 2021/01/13 [14:52]

【새롬세평(世評)】명분 없는 '야합'(野合)과 '합종연횡'(合從連衡)은 힘 발휘 할 수 없어

시사우리신문편집국 | 입력 : 2021/01/13 [14:52]

 중국 전국시대 합종연횡 당시 모습 

 

 

정치와 선거는 경쟁이 치열하면 할수록 항상 반드시 야합(野合)과 합종연횡(合從連衡)이 일어나는 것이 역사의 법칙이었다.

 

야합의 의미를 거슬러 올라가면 공자(孔子)를 만나게 된다. 아버지 숙량흘(叔梁紇)은 성은 공씨이며 자는 숙량이고, 이름은 흘이다. 숙량흘은 첫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딸만 아홉을 두었고, 둘째 부인과의 사이에는 아들이 하나 있었지만 다리 장애인이었다. 건강한 아들을 원했던 70세의 숙량흘은 당시 16세의 공자의 어머니 안징재(顔徵在)와 혼인하여 공자를 낳게 되는 것이다. 부부의 나이 차이가 무려 54년 차이로 손녀 같은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부터 정상적인 혼인관계가 아닌 것을 '야합'(野合)이라 부르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합종연횡(合從連衡)은 합종(合從)과 연횡(連衡)의 두 외교정책을 합한 말로, 이익과 노선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전략으로 ≪사기(史記)≫ 소진장의열전(蘇秦張儀列傳)편에 나오는 중국 전국시대 합종가와 연횡가들에 의해 주장된 외교술이다. 합종의 '종'은 종(縱)의 뜻으로 남북(南北)을 뜻하고, 연횡의 '횡'은 횡(橫)의 뜻으로 동서(東西)를 말한다. 이 말을 처음으로 들고 나온 것은 전국시대 같은 귀곡자(鬼谷子)의 제자였던 소진(蘇秦)과 장의(張儀)였다.

 

소진과 장의는 소진이 먼저 남북으로 합작해서 방위동맹을 맺어 진(秦)나라에 대항하는 것이 공존공영의 길이라는 '합종책'을 들고 나와 육국(六國)의 군사동맹을 성공시킨 다음, 그 공로로 육국(六國)의 재상직을 한 몸에 겸하고, 자신은 종약장(從約長)이 되어 육국의 왕들이 모인 자리에서 의장 노릇을 하게 되었다. 반면 이런 소진의 합종 정책을 깨뜨리기 위해 각국을 개별적으로 찾아다니며 진나라와의 연합책만이 안전한 길이란 것을 설득시켜 소진의 합종책이 사실상 그 효력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든 것은 장의다.

 

위나라 장의(張儀)는 합종은 일시적 허식에 지나지 않으며 진을 섬겨야 한다고, 6국을 돌며 연합할 것을 설득하여 진이 6국과 개별로 횡적 동맹을 맺는 데 성공하였다. 이것을 연횡(連衡:衡은 橫)이라고 한다. 그러나 진은 합종을 타파한 뒤 6국을 차례로 멸망시켜 중국을 통일하였다. 이렇게 해서 합종연횡이란 말이 나온 것이다.

 

예로부터 야합과 합종연횡은 자기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다.

 

정치철학적인 측면에서는 야합과 합종연횡은 배격되고 배척되어야 할 정치공학 기술이다. 하지만,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민주주의 체제가 보장하는 법체계 안에서의 야합과 합종연횡은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치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이다. 제로섬 게임은 어떤 시스템이나 사회 전체의 이익이 일정하여 한쪽이 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선거는 특히 아무리 잘 해도 2등은 필요 없고, 그 표차가 1표라도 표 차이가 발생하면 그전까지 한 모든 정치행위는 무의미한 것이 된다. 따라서 상대후보에게 승리하기 위해서후보들 간 야합과 합종연횡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오는 4월 7일에 치러질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 시장을 꿈꾸는 여야 후보들은 제각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하지만 누구 하나 앞서 나가기 시작하면 그 후보를 모두가 공격하는 그런 형세인 것처럼 느껴지고, 경쟁이 치열한 반면 표의 확장성이 정체된 느낌을 준다. 이러한 경우에 가장 발생하기 쉬운 유혹이 바로 "야합과 합종연횡"이다. 후보들로서는 간절하고 절박하지만, 시민들은 그렇게 간절한 분위기가 아니며 오히려 이런 상황을 즐기는 것 같이 보인다.

 

과거 한국정치사를 볼 때 야합과 합종연횡을 적재적소에 실현한 사람이 정치권력의 최고 지위를 차지하였다.

 

국민의힘은 오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에 따른 내홍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야권 단일후보를 만들어야 하는데 공감대를 이뤘지만, 방법론에서 당내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안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후보단일화에 대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만으로도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며 거듭 부정적 입장을 밝히며 합종연횡이 순탄하게 흘러갈 것 같지는 않은 상태다.

 

국민의 힘은 현재 이혜훈·김선동 전 의원은 물론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과 조은희 서초구청장 그리고 나경원 전 의원이 공식 출마를 선언했으며, 앞으로도 오세훈 전 시장, 윤의숙 의원 등도 출마가 예상된다.

 

야합과 합종연횡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명분'(名分)을 찾는 것이다. 이 명분은 사실 어느 정도 국민들과 시민들에게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야 먹혀든다. 정치는 명분을 찾는 게임으로 그 명분은 옳은 것이란 뜻이다. 그래야 동력을 얻어 힘을 받기 시작하고, 그에 따른 정치활동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다가오는 4.1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 명분을 세우고, 찾는 자가 승리할 수 있는 터전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렇지 않고 명분과 원칙 그리고 기준도 없이 개인과 당리당략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해오며 권력쟁취의 도구로 활용하려고 한다면 지지자들은 등을 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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