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세평(世評)】 맞을수록 커지는 '윤석열 신드롬', 1등 공신은 秋 장관?

- '윤석열 대선후보 지지율 1위'는 정부와 정치권의 부끄러운 자화상(自畵像)-

안기한 기자 | 기사입력 2020/11/11 [21:04]

【새롬세평(世評)】 맞을수록 커지는 '윤석열 신드롬', 1등 공신은 秋 장관?

- '윤석열 대선후보 지지율 1위'는 정부와 정치권의 부끄러운 자화상(自畵像)-

안기한 기자 | 입력 : 2020/11/11 [21:04]

 

 한길리서치 조사…윤석열 24.7% 이낙연 22.2% 이재명 18.4% (자료 = 한길리서치 참조)   ©

 

 

윤석열 검찰 총장이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얼마전 부터 '양강 구도'를 형성하던 이낙연 민주당 대표·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치고 첫 1위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1일 나왔다. 그 동안 여러 여론조사 기관들의 설문조사에서 윤 총장이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는 거론하면 할수록 관심이 그쪽으로 쏠려 당에 득이 될 게 없을 뿐 아니라 윤 총장을 띄워주는 역효과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윤 총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발언들을 겨냥해사실상 '함구령'을 내렸으나 5개월여가 지난 지금 시점에서 추·윤 갈등이 본격화되며 이 전 대표의 '경고'는 현실화 됐다.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 7~9일 3일간 전국 성인남녀 1022명을 상대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윤 총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24.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서 이낙연 대표(22.2%), 이재명 지사(18.4%) 등의 순이다. 그 동안 양강 주자인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지지율이 20% 안팎 `박스권`에서 정체 현상을 보여 온 가운데, 윤 총장이 급부상 하면서 '3자 구도'로 변했다.

 

그 동안 각종여론조사에서 추석 연휴 전에는 10%대 초반에 머물러 있던 윤 총장이 국정감사 이후 10%대 후반까지 오른데 이어, '특수활동비'(특활비) 논란 뒤에는 20%이상으로 수직 상승했는데 그 원인은 바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 덕이다. 이들이 윤 총장을 '때리면 때릴수록'스스로 '식물총장'이라고 한 윤 총장의 몸집은 더 커지고 존재감 또한 커졌다.

 

하지만 '윤 총장 수직 상승'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속내는 매우 복잡하다.

 

민주당에서는 윤 총장의 부상을 '국민의힘의 몰락'으로 연결 지으며 애써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민주당은 겉으로는 '거품 같은 반사이익'이라고 애써 태연한척 하지만, 그 동안 당내 빅2 주자들의 지지율은 좀체 오르지 않고 있고, 며칠전 '친문 적자'였던 김경수 경남지사가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로 대권 참여가 불투명해진 상태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시장들의 성추행으로 치러지는 내년 서울·부산 재보선을 앞두고 윤 총장의 지지도 급상승은 보수층과 유동층의 쏠림 현상이 지속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또한 당내에서는 윤 총장 대선후보 1위의 일등 공신은 추 장관이라며 '추 장관이 오히려 괴물 윤석열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죽하면 추 장관을 '야권의 X맨'이라고 비꼬고 있다.

 

또 다른 사실은 진영 간 대결이 극심한 상황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중도층 표심이 '야권의 유일 대안'인 윤 총장으로 쏠려가고 있다. 실제 이번 조사결과에서 이념 성향별로 스스로를 중도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 중 27.3%가 윤 총장을 지지했다. 반면 이 대표 19.1%, 이 지사는 11.8%로 윤 총장에 대한 중도층의 지지율이 두 사람을 합친 것과 비슷한 결과다.

 

하지만 윤 총장의 지지율 상승이 보수 정당인 국민의 힘에 큰 힘을 실어주는 것은 아니다.

 

다름아니라 대권 도전 의사를 일찌감치 밝힌 잠룡들의 지지율 다툼이 '도토리 키재기'수준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야권 후보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5.6%,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2%,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3.4% 순으로 나타났다.

 

비록 여론조사상 결과라고는 하지만 제1야당 소속의 정치인이 6명 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처참하다.

 

게다가 김종인 비상대책 위원장과 당내 중진 의원들간의 심한 갈등과 마찰, 일부 대선 잠룡들의 소심 행보 등은 윤 총장을 보수의 대선후보로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야권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 면면을 살펴보면 시대정신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을 찾아 볼 수 없고, 국민에게 감동도 주지 못하는 올드보이들의 귀환이라는 지적이 높다.

 

그 동안 여권과 야권은 윤 총장에게 왼쪽 오른쪽 날개를 각기 하나씩 달아준 것이다.

 

다만 이런 추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윤 총장의 지지율이 '反 문재인'정서에 기대고 있다는 한계와 함께 윤 총장의 '데뷔 링'이 될 수 있는 야권 또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 이유는 정부·여당과 대립하는 형국 속에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한편으로는 윤 총장을 反문 후보로 인식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과 얼마 전까지 만해도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칼끝을 들이댄 적이라는 인식과 함께 야권 후보들이 상승 할 수 있는 여력을 짓밟는 방해물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성토하고 있다. 실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은 '윤석열 현상'에 대해 "현직 검찰총장을 대선주자로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말을 아끼고 있을 정도다.

 

객관적으로 관찰하기 위해서라도 검찰총장에서 '정치인 윤석열'이 되는 순간, 지금의 지지도가 거품인지 아닐지를 지켜봐야 한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과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또한, '퇴임 후 국민에게 봉사 하겠다'는 사람이 실제 정치판에 뛰어들 가능성 또한 여전히 불투명하다.

 

따라서 지금 불고 있는 '윤석열 신드롬'이 미풍이 될지 태풍이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부끄러운 자화상(自畵像)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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