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세평(世評)】 '최후통첩' 받고도 쉬쉬하며 감추려다 북한의 기습 공개에 꼬리내린 '뒷북' 정부

- 김정은 손에 들린 '패'를 제대로 읽어야 -

김대은 | 기사입력 2019/11/16 [05:38]

【새롬세평(世評)】 '최후통첩' 받고도 쉬쉬하며 감추려다 북한의 기습 공개에 꼬리내린 '뒷북' 정부

- 김정은 손에 들린 '패'를 제대로 읽어야 -

김대은 | 입력 : 2019/11/16 [05:38]

 

  ▲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하는 김정은(왼쪽 사진)과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자산 철거를 요구하는 북한의 최후통첩과 관련해 해명하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오른쪽 사진) ©

 

 

북한으로부터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와 관련한 최후통첩 통지문을 받고도 정부가 이를 즉시 공개하지 않다가 북한 매체가 공개하자 뒤늦게 발표하는 등 정부의 '뒷북' 논란으로 비판이 일고 있다.

 

북한이 금강산관광을 둘러싼 남북협의 과정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가운데 정부의 '깜깜이 협상'태도가 도마위에 오른 것이다.

 

지난번 발생한 북한 어민의 북송(北送) 논란에 이어 금강산 문제까지 덮어두기에 급급한 것에 대한 의도 또한 의심받고 있다.

 

1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에서 조선 통신은 "책임지고 우리 식으로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로 보란 듯이 훌륭하게 개발할 것"이라고 밝히며 "여기에 남조선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고 강조 하기도 했다.

 

북한의 금강산 남측시설 일방 철거 요구는 평양선언을 위반한 부당성과 함께 북한 정권의 부도덕성을 드러낸 배신으로 칼만 안들었지 날강도나 다름 없다.

 

북한의 '최후통첩'은 어찌 보면 이미 예고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김정은은 지난 10월 23일 금강산 관광지구를 시찰하며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지는 남측 시설물들을 싹 쓸어내라"고 협박 했다.

 

금강산사업 백지화는 남북 경제협력조차도 거부하는 것으로 향후 남북경색국면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것은 1989년 1월 정주영 당시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북측을 방문해 북과 맺은 의정서로 합의돼 그 후 9년여의 우여곡절을 거쳐 지난 1998년 11월 18일에 시작돼 2008년 중단될 때까지 거의 10년 동안 195만5951명의 한국 관광객이 금강산에 다녀갔다.

 

사업이 개시되는 동안 현대 아산은 금강산 관광대가 및 금강산 이용료로 10년간 5억 6524만 달러를 북한 당국에 지불됐고, 금강산 관광과 관련한 시설을 갖추기 위해 3억 1674만 달러가 투자됐다.

 

하지만 2008년 7월 11일, 북한으로 금강산관광을 간 박왕자씨가 해안가를 산책하다가 인민군 육군 해안초소의 초병이 등 뒤에서 쏜 총탄에 맞아 숨지자 금강산 관광사업은 중단됐다.

 

그 동안 한치 앞도 보이지 않던 남북 관계는 지난 2018년 2월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남북관계는 훈풍(薰風)이 불어오면서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우선 정상화에 합의함으로써 그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었다.

 

이렇게 남북 대화의 문이 열리기 시작한 이후 남‧북은 3차례의 정상회담을 열었고 미국의 트럼프도 김정은과 두 차례나 정상회담을 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제2차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되고 지난달 스톡홀름에서 북·미 실무협상마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종식되는 가운데 급기야 김정은의 '금강산 발언'이 나오면서 그 앞날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해 줬다.

 

그 동안 우리측은 금강산 관광을 ‘북한의 달러박스’로 비유하면서 북한이 우리보다 더욱 더 애착을 갖고 이사업을 재개 할 것이라고 단언했던 얕은 인식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것이었는지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김정은은 지난 1년 8개월 사이에 예측 할 수 없는 '패'로 동북아의 패자(霸者)로 급부상하는 동안 그의 셈법은 흔들리는 한·미·일 동맹과 맞물려 위력을 더하고 있다. 

 

트럼프는 차기 대선에서 안전망을 치기 위해  김정은의 잇단 탄도 미사일 발사에도 아직까지는 '강 건너 불구경'이나 하고 앉아 있고, 일본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시키면서 경제 전쟁을 일으키자 한국은 '지소미아 종료'라는 강수를 뒀다.

 

 이를 놓칠세라 북한은 남한의 협조 없이도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 미사일 담보로 미국과 직거래하며 담판을 벌이다 보니 한반도 문제에 있어 문 대통령은 더 이상 '운전자'도 '중재자'도 아닌 '주변인'으로 전락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또, 최근에는 중국의 시진핑과 김정은은 서로 오가며 '혈맹관계'를 돈독히 해왔고, 러시아와 북한은 정상회담을 통해 '밀월관계'를 확인하는 등 한‧미‧일 동맹은 '균열'이 생겼지만 이에 반해 북‧중‧러 동맹은 한층 '공고'해지는 등 동북아의 정치지형과 힘의 균형은 묘하게 바뀌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 '9.19 평양공동선언'을 담보로 비핵화 의지를 호도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이기주의를 활용해 오히려 핵 무력을 강화하는 등 지난 20년 이상 지속해온 '핵 무력 증강'을 위한 시간벌기 벼랑 끝 위장전술을 펼쳐왔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는 지금까지의 셈법도 달라져야 하겠지만 김정은 손에 들린 '패'를 제대로 읽어야만 한다. 

 

최근에도 정부가 귀순한 북한 주민 2명의 '희망'에 따라 북송(北送) 한 게 아니라 강제 북송(北送) 했다는 의혹이 날로 점증 되고 있는 가운데 이 일이 만일 사실로 밝혀진다면 문 정권은 상당한 치명타를 받을 수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북송(北送) 이튿날인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귀순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지만 이들이 해군의 퇴거 작전에 '저항'하며 일관되게 남쪽으로 향했다는 군 당국의 국회에 보고한 내용과는 정 반대의 주장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장관의 '귀순 의사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없었다'는 말은 전적으로 김 장관 개인적 견해에 불과할 뿐 무엇을 근거로 진정성을 판단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추방당한 북한 주민의 귀순 의사가 분명치 않았다면 정부 기관, 그것도 공안 기관이 멋대로 판단할 게 아니라 변호인을 동원해서라도 귀순 의사를 확인했어야만 했다.

 

'출입국관리법'과 '북한이탈주민보호법'을 보더라도 외국인이라도 강제 퇴거 조치를 당할 경우 7일 이내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북한이탈주민 보호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을 경우에도 90일 이내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외국인에 대해서도 이러한 기본적인 방어권을 보장 하고 있는데 이번에 추방된 사람들은 자신들이 북송(北送) 된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 채 강제 송환됐다.

 

대한민국이 이 정도의 인권도 보장이 안 되는 나라란 말인가?

 

정부는 정상적으로 수사를 개시하고 최소한 변호인 조력을 받을 기회를 줬어야 마땅했다.

 

이들이 정말로 돌아갈 뜻이 없었는데도 만에 하나라도 강제 북송(北送) 했다면 이는 죽음으로 내몬 것으로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간에 북송(北送)  어민 2명의 진술을 왜곡한 듯한 발언을 한 김 장관은 당연히 문책과 더불어 처벌을 받아야 한다. 

 

김 장관은 지난 10월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도 우리 축구 대표팀이 평양에서 무관중·폭력 경기를 겪었는데도 "북 나름의 공정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는 궤변을 늘어 놓으며 북한을 두둔해 논란이 일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위해 국회에서 거짓말까지 서슴없이 하는 김 장관을 언제까지 끼고 돌아야만 하는가?

 

문 대통령의 임기가 벌써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를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대내외 환경은 그리 녹록하지가 않다.

 

집권후 지난 2년 6개월여간 무너지고 망가진 통일‧외교 정책의 뒤엉킨 실타래를 제대로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왜 이렇게 꼬이게 되었는지부터 제대로 알아야만 '맞춤형 처방'을 내릴 수 있는거 아닌가.

 

북한으로부터 금강산 시설 철거에 대해 '최후통첩'을 받고도 쉬쉬하며 감추려다 북한이 기습 공개에 마지못해 '뒷북' 해명이나 하는 정부의 이런 참담하고 낯부끄러운 현실속에서 한반도의 주인인 우리가 끼어들 곳은 과연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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