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PD 사칭, 연예인에게 접대 요구

김영호 기자 | 기사입력 2010/05/05 [16:44]

유명PD 사칭, 연예인에게 접대 요구

김영호 기자 | 입력 : 2010/05/05 [16:44]
▲     © 시사우리신문편집국
 
故 장자연씨의 죽음으로 여성 연예인들의 성 상납 문제가 심각하다는 보도 이후, 아직도 여자 연예인들의 60%이상이 ‘성 상납 제의’가 들어 온적이 있었다는 설문조사가 세간을 시끄럽게 했다. 이젠 PD를 사칭해 성 상납을 요구하는 사건도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마광수 원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의 극단사라 기획팀장에게서 한 통의 제보전화가 왔다. 이번 공연은 이채은의 연기 실력을 보이는 자리기에 매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한밤의 TV연예’ PD를 사칭해 “차기작의 주연배우로 생각하고 있는데...”라며 성 접대를 요구했다는 것.

이에 대한 <시사우리신문>은 이 같은 신종 사기 범죄를 막기 위해 그 수법을 공개하는 차원에서 경찰 등 관계자들과 대응방안을 모색해 본다.
 
<일단 유명 PD사칭>

아이리스에서 열연한 이채은씨가 지난달 27일 제작보고회를 마친 극단사라는 다음날인 28일 언론과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에 전화와 씨름하며 하루일과를 보내는 중 오후 12시 30분쯤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자신을 한밤의 TV연예 이호석 PD로 소개한 그는 “나는 한밤의 TV연예 이호석 PD라고 합니다. 이번에 저희가 연극을 준비하는 이채은씨를 인터뷰하고 싶습니다. 이번 인터뷰의 콘셉트는 기존의 유명 배우들과 신인 배우들을 인터뷰하며 연극인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된 상황이나 마음가짐 등을 담으려한다. 이채은에게도 연극으로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고.
 
기획실팀장은 “일단 이채은의 매니저와 이야기를 해야 하니 전화번호(010-7141-8843/02-902-8444)를 받고 통화를 끝냈다”며 “오후 12시 40분쯤 이 내용을 이채은의 매니저에게 전하고 30일까지는 공연 막바지 연습기간이니 5월 이후로 인터뷰를 잡기를 요청했다”고 한다
.
<매니저 유혹시켜>

10분 후 이채은 매니저는 자칭 이호석 PD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칭 이호석 PD는 “지금 덕성여대 근처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촬영장에서 주인공 인터뷰를 하러 나와서 J모 PD와 차기작 준비중인 K모 PD가 함께 있다”면서 “차기작 캐스팅을 얘기 하던 중 이채은을 한밤에 TV연예에서 인터뷰한다고 말하니 J모 PD와 K모 PD가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K모 PD가 이채은 양의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제작보고회 보도자료를 보고 좋게 봤으며, 차기작에 주조연급으로 생각하고 미팅을 했으면 한다, 좋은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덕성여대 근처로 오기를 원했다.
 
매니저는 기획실로 전화를 걸어 연습중에 죄송하지만 잠시만 시간을 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오후 3시 40분 이채은과 매니저는 덕성여대 근처인 약속장소로 갔지만 자칭 이호석 PD는 이미 촬영이 끝나고 들어간 상황이며,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촬영도 날씨 때문에 철수해 J모 PD도 갔다고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자칭 K PD라고 소개한 남자는 매니저가 알고 있는 K모 PD가 아닌 동명의 PD로 이제 첫 작품을 준비하는 PD로 알고 미팅을 시작했다는 것.
 
자칭 K PD는 “그동안 채은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지금 모방송사에서 방송되는 ‘검00000’이후, ‘나는 0000’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 작품에 이채은을 주조연급인 스튜어디스 역으로 캐스팅하고 싶다”고 유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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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번호 따기>

매니저는 자칭 K PD와 대화중 몇 가지 의심 가는 내용이 있어 확인 차 잠시 자리를 비웠다.  자칭 K PD는 채은에게 “회사와의 관계가 어떠냐? 넌 좀만 포장하면 대스타가 될 수 있는데 회사에서 너에게 잘못하고 있어 내가 보기 안쓰럽다. 장자연 사건을 잘 알거다. 너라고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 없다. 내가 널 도와주겠다”며 개인 전화번호를 적극적으로 요구했고, 채은은 자신의 전화번호를 자칭 K PD에게 건넬 수밖에 없었다고.

 
이상함을 눈치 챈 매니저는 채은을 연극연습을 하러 가야 한다며, 미팅을 끝내고 연극연습 현장으로 돌아왔다.
 
오후 7시 30분쯤 채은에게 자칭 K PD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내가 국장에게 너의 프로필을 건넸다. 국장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작가가 신인이라 조금 부담스러워. 네가 지금 여기로 와서 술 접대를 하는 게 어떻겠냐? 이번 기회만 잡으면 바로 주연급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라며 채은에게 매니저에겐 알리지 말고 혼자 오라고 말하며 전화를 하겠다고 했다는 것.
 
10분 후 채은은 뭔가 찜찜한 기분에 매니저와 통화를 해 본 결과, 매니저는 자칭 K PD에 대해 알아봤지만 그런 사람이 존재하지도 않는다며 채은에게 (접대 자리에) 가지 말라고 전했다.
 
<이상함 감지한 사기꾼 모습 감춰>

오후 9시 극단으로 온 매니저는 채은과 이야기를 하며 조금 섭섭하겠지만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위해 액땜했다고 생각하고 그냥 잊으라고 말했다.

 
하지만 채은은 “만약 그 사람이 PD를 사칭하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다른 피해자가 생기기전에 잡아야하지 않겠냐”며 “신인연기자들과 연예인지망생들이 올바른 연예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런 사람들은 잡아서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고 그 장소에 향했다.
 
30분 후 덕성여대로 오라는 자칭 K PD의 전화가 걸려왔다. 채은은 알겠다고 말하고 매니저와 함께 덕성여대로 출발한다. 도착 10분전 채은은 차에서 내려 택시로 갈아타고 혼자 온 것처럼 약속장소로 갔다. 택시 뒤를 따라붙어 매니저도 경찰과 함께 이동했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 후 매니저는 걸려온 휴대전화로 통화를 해봤지만 더 이상 자칭 K PD와의 통화는 되지 않았다. 물론 이호석 PD라든 전화는(010-7141-8843/02-902-8444)  불통이다.
 
이 과정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매니저의 존재를 눈치 챈 자칭 K PD가 이채은에게 연락해 온 번호는 공중전화에 착신한 것이었다.  이채은 측은 지난달 30일 112 신고를 했고, 현재 서울 강북경찰서가 수사를 진행중이다
 
또 1일 이 사건을 접한 SBS 이모 PD는 "나를 사칭하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있어 곤란을 겪고 있다. 큰 사건이 터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서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또 사기꾼 PD들에 의해 사칭된 SBS K모 PD도 지난 30일 경기도 일산경철서에 수사 의뢰를 했다.
 
<경찰, 요즘 부쩍 늘어>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측은 "사기꾼들의 수법이 감쪽 같아 모두 속았다. 진짜 술자리로 이어졌다면 여배우가 어떤 일을 겪을 지 모를 정도로 위험한 사건이었다"면서 "이 사건은 술자리를 포함한 성접대로도 발전할 수 있었다."고 경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이채은씨 사건과 비슷한 사례(유명 PD, 프로모션)을 사칭한 사건이 부쩍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설프게 보이지만 치밀한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

 
휴대폰도 대포로 이용해 추적이 쉽지 않고 단서가 될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일반 사기꾼과 별반 차이는 없지만 방송계통을 잘 알고 있는 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경찰 관계자는 “대응방안보다는 그 사람을 모를 때는 항상 의심을 갖고 파격적인 조건이나 자신을 과장표현으로 현혹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며 “대개 사기꾼의 경우 비싼 옷을 입거나 차로 위장하는 등 만남에 있어서도 유명 빌딩의 장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 사실은 지난 3일 이씨측의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됐으며, 경찰도 같은 사례가 늘 것으로 보고 이전 사례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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